안경! 안경원 탐구생활

라운즈와 브리즘은 과연 혁신을 하고 있을까?

행복한안경사 202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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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안경사
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12,000일 채우고 은퇴할 생각이니 그날까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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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부터 마포구 대흥동에 오픈 후 일 째 조금씩 성장중인 안경원입니다. 계속 성장하는 안경원이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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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메타버스는 최근 마법의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키워드만 붙으면 눈먼 돈들이 몰리는 실정이다 보니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혁신" 도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혁신과 AI 두 가지 키워드가 안경업계에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안면인식을 통해 적합한 안경과 선글라스를 추천해주는 안경 선글라스 쇼핑몰 라운즈

또 다른 하나는 최신 3D 스캔과 3D 프린터를 이용해 맞춤 안경을 제작하는 브리즘 입니다.

 

안경사라면 두 업체의 신선한(?) 돌풍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을 텐데요.

저도 그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안경사가 바라본 두 혁신 기업의 명과 암. 

타이틀이 조금 거창한 것 같네요. ㅎㅎ 옆에서 꾸준히 관심 갖고 지켜본 입장에서

글을 남겨 봅니다.

우선 가상 안경 피팅을 내세우고 있는 라운즈부터 시작합니다.

 

라운즈의 명

 

라운즈는 알약 시리즈로 유명한 이스트 소프트의 자회사인 딥아이에서 만든 온라인 쇼핑몰입니다.

선글라스 쇼핑몰로 꽤 늦게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의 지원 덕분에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엔 존재감이 별로 없는 업체였는데 역시 자본의 힘은 무섭습니다.

 

 

라운즈가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과 구분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AI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지만 투자자들에겐 한 없이 좋아 보이는 가상 착용 시스템과

기존 안경점을 이용한 파트너 샵 시스템입니다.

 

가상착용 시스템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라운즈 내 상품을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번거로운 설치가 필요 없고 나름 실제 착용한 느낌도 나기 때문에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슈 선점과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에도 매우 좋은 아이템입니다.

 

안경원 파트너샵 시스템은 오프라인 안경원들을 회원으로 모집한 후 

온라인 구매고객과 연결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온라인 구매의 pain point라고 할 수 있는 피팅과 도수용 렌즈 교체를 

전국에 널려있는 안경원을 이용해 해결하는 매우 영리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운즈의 암(暗)

 

라운즈를 좀 더 빨리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 줬던 이 두 가지 핵심 아이템은

지금은 조금씩 그림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AI 가상 착용 시스템의 한계

 

만약 여러분이 선글라스를 온라인으로 구매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1. 다른 누군가 착용한 모습을 보고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주로 연예인이 되겠죠.
 

2. 연예인 얼굴에 자신을 투영해 보고 구입할 선글라스를 결정합니다.

3. 여기저기 가격 비교를 한 후 가장 적합하다 싶은 곳에서 구매를 하게 됩니다.

 

딥 아이.. 아니 라운즈가 내세우는 가상 착용 시스템의  장점은 2번에 해당됩니다.

라운즈는 2번과  3번이 같은 사이트에서 일어나길 바라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소비자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과

가장 합리적인(저렴한) 구매를 할 수 있는 곳을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결국 라운즈도 개미지옥에 빠지게 됩니다.

매일 같이 최저가 검색하고 가격 수정하고 수량 파악하고 물건 확보하고...

혁신과 거리가 먼 그저 그런 업체의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갔어 우리 혁신이...ㅜㅜ

 

안경원 파트너 샵

 

소비자와 제품과 안경원을 주도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라운즈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해당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한 후 파트너 안경점에 가서 렌즈를 교체할 경우

무려 소비자에게 3만 원 할인쿠폰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파트너 안경원에는 이 금액 중 2만 원을 보상해 주는 프로모션입니다.

안경원 입장에서 보면 손님도 보내주고 게다가 지원금까지 주니 꽤 달콤한 유혹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타이밍이 좋지 않았습니다.

도수용 안경 온라인 판매 금지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는 주범으로 안경계에

낙인이 찍혀 파트너 샾 모집은 생각처럼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카카오가 정부의 규제를 받는 것처럼 플랫폼 시스템의 문제가 공론화되었고 

잠깐의 달콤함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안경사들 사이에서 공감이 형성되어 

파트너 샵 참여를 거부하게 된 것이죠. 

 

그나마 몇몇 안경원들이 참여를 해 명목은 유지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쐐기를 박은 일이 발생합니다.

금액을 이용해 안경원으로 고객을 유인 알선하는 행위는 의료기사법으로 금지가 되어 있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죠.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결국 민원이 제기되어 해당 프로모션도 급 종료되었습니다.

 

이는 명분과 실리 중 실리를 택한 안경원을 붙잡아 두던 말뚝 하나가 완전히 뽑혀 나간 거라

앞으로 라운즈의 플랫폼 역할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활을 걸었던 도수 교정용 온라인 판매도 안경사들의 거센 반발로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 앞으로 라운즈는 어려운 길을 걸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시 여기서도 혁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안경원과 공생할 수 있을까?

 

라운즈가 하고자 했던 것과 하고 있는 것들은 안경사에게 많은 걱정거리를 안겨 줍니다.

만약 내가 소비자라고 하면 라운즈에서 살만하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법이라는 테두리가 없었다면 안경계는 이미 쑥대 밭이 되었겠죠.

 

라운즈와 안경사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기술을 안경계와 공유하는 것입니다.

안경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 피팅 시스템과 

지속적인 고객 확보를 위한 CRM 프로그램을 새로 개발하고

그동안 쌓아 놓은 데이터를 이용해 제작하고 있는 라운즈 앱솔루트라는 제품을

좀 더 발전시켜 안경원에 공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뿐이지만 함께 고민해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는

계속해서 나올 겁니다

 

계속 글을 이어가다 보니 방향이 처음 의도와 다르게 많이 틀어졌네요.

전문 작가도 아니고 기자도 아니니 그대로 두겠습니다.

사실 고친다고 좋아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글이 길어졌으니 브리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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