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초보였을 때는 어땠었지??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키가 자라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처럼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온
안경사 경력이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13년차. 짧지 않은 시간..그렇다고 길다고도 할 수 없는 시간...
이 시간을 돌아보고자..없는 기억 있는 기억을 모두 짜내 행복한 안경사가 어떤 식으로 성장해 왔는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글을 좀 편하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년차
군 전역 후 기존에 얄팍하게 있던 관련 지식마저 전혀 떠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첫 출근.
그나마 어설픈 지식조차 남아 있지않은 깨끗한 백지 상태라 가르쳐 주는대로는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남.
렌즈의 종류, 각종 기계 다루는 법, 손님이 왔을때 기본 응대법, 진열장 정돈하는 법 등을 배움
시력검사는 꿈도 못꾸고 여유 있을 때 마다 옆에서 지켜봄.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조차 모름..
동기 안경사들 만나면 반무테 작업해 봤네...우리안경원에 얼마짜리도 있다 자랑하기 바쁨.
가끔 무테 안경 만들어봤다는 동기 안경사를 부러운 듯이 쳐다봄.
시간이 날 때도 티브이 시청이나 스포츠 신문을 볼 엄두는 전혀 못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책은 월간 안경계
기억에 남는일
조제실에서 다리꼬고 앉아있다가 부장님(경력이 많은 선배안경사)한테 야스리로 맞은 일
진열장에 떨어지는 안경렌즈의 소리로 렌즈의 종류를 맞히는 선배 안경사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일
오른쪽 왼쪽 잘못 갈아 놓고 혼날까봐 몰래 다시 갈았는데 또 다시 오른쪽 왼족 잘못 갈아서 혼났던일.
"당신 초짜지??"라는 손님 얘기를 듣고 아니라고 발끈했던일.ㅎㅎ
주로 하는 일
함께 따라온 가족 중 가장 만만해 보이는 사람 시력검사 해주기
-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없슴
하루에도 수십번 진열장 닦기와 테 정리
- 안경테를 많이 만져보고 어떤 위치에 어떤 디자인의 제품이 있는지 알아 두는것이 판매시 많은 도움을 줌
안경잡지 보면서 브랜드 외우기
- 쥐뿔도 모르는 상태에서 손님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안경렌즈 뺏다 꼈다 연습하기/ 못쓰는 안경렌즈 가운데 홈파기
- 모든 안경테에 들어있는 렌즈를 맨손으로 빼는 선배 안경사들이 매우 부러움 틈나는대로 연습.
-지금은 자동으로 되지만 그 당시 반무테는 직접 손으로 홈을 파냈슴.
황당했던 일
굉장히 오랜 시간 겨우겨우 시력검사 했는데..오히려 안경 벗으니 더 잘보인다고 한 손님.. 아 미쳐..ㅜㅜ
30만원짜리 안경 가격표를 잘못보고 3만원에 팔았다가 손님 집까지 찾아갔던 일. ㅡㅡ;;
안경사의 초년차는 매우 중요한 시기 입니다.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이나 선배 안경사의 철학이 초보 안경사의 성향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야매 안경사가 될 수도 있고 제대로 된 안경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음...원장은 사기꾼이었던 것으로 기억나고 선배 안경사는 착하고 성실했던 분이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ㅎㅎ
초년차에는 주로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할일이 별로 발생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쁘고 할일이 많기는 하지만 스트레스 받는 일을 많지 않죠.
그러다가 점점 손님들을 상대하기 시작하면서 돈버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때가 바로 초보 안경사의 티를 벗어나는 시기입니다.
다음에는 행복한 안경사의 1~2년차에 관해 떠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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