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플라스틱에 지나지 않는 안경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다루다 보면
어느새 애착이 생기게 됩니다.
애착이 생긴 안경이 어느날 안부도 없이 사라져 버리거나 망가져 버린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성을 되찾게 되면 그 대용품을 찾게 되고
두 가지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같은 제품을 또 구입해서 이용할 것인가?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안경을 구입할 것인가?
맞춤 수제안경을 의뢰한 손님은 첫번째 방법을 선택했지만...
아쉽게도 지구 어느곳에서도 같은 안경을 찾을 수가 없었고
결국 혹시나 하는 마음에 행복한안경사에게 복제양 돌리처럼
수제안경으로 복원을 의뢰하게 됩니다.
"혹시 이런 디자인으로 안경을 만들 수 있나요?"
손님이 보내 준 안경사진은 prodesign denmark 4638 라는 모델로 현재는 단종된 제품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거의 플랫탑 스타일에 귀쪽으로 돌출되는 부위가 없는 디자인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어울리기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잘 맞는 분들은 다른 안경보다 더욱 만족스럽게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입니다.
약간 킹스맨안경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손님은 기존 안경에 대한 데이터가 있었는지 전체 치수, 스케치, 소재, 색상 등을 꼼꼼히
알려주더군요.
얼핏보면 일반 수제안경 만드는 것보다 더 쉬워 보이는 의뢰지만
오히려 이런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비교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의뢰한 분이 보낸 내용을 바탕으로 조금 수정한 스케치 입니다.
그림자 보이시나요? 전면부 1차 작업을 마친후 찍은 사진입니다.
전면부 작업 후 안경다리까지 제작해 80% 정도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후 코받침, 디테일 커팅, 광택 작업등을 진행하면 완성됩니다.
첫번째 사진을 보면 앞면과 후면이 일자로 동일하게 컷팅되어 있습니다.
이후 후면을 세밀하게 다듬어 가면 이렇게 굴곡진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prodesign denmark 4638에는 금속으로 된 코받침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손님이 요구한 것 중 하나가 비슷한 코받침을 달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사사마타 사의 특수 코받침 입니다.
탄성이 강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부착하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
규격에 맞는 구멍을 뚫은 후 에폭시 본드를 채웁니다.
그리고 힘껏 밀어 넣으면 플라스틱을 파고들면서 고정이 됩니다.
삐져나온 에폭시 본드를 제거 후 일정시간 놔두면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렌즈가 들어갈 홈을 파고 전체적으로 다듬으면 작업은 마무리됩니다.
여러 수제안경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복원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별 것 없는 기성품 안경도 손으로 직접 만들려면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이번에 여실히 깨달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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