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할 줄 알거나,
남들 보다 더 잘하는 것.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이런 주 특기 하나 둘 쯤은 갖고 있습니다.
그럼 행복한안경사는 뭐가 있을까요?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것은 잘 못하지만
기존에 나와있는 것은 필요한 순간에 끄집어 내서 조합하는 것은
누구 못지 않게 잘합니다.
일명 '잔머리'라고도 하지요.
손님이 어려운 부탁을 했습니다.
새로 산 안경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뿔테 안경을 착용했는데 새로 산 반무테안경이
너무 밋밋해 못쓰겠다고 합니다.
반무테의 밋밋한 느낌을 꼭 좀 해결해 달란 부탁을 받았습니다.
우선은 두고 가라 했습니다.
3,4일 고민해 보고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했습니다.
하루 이틀 그대로 두었습니다.
매장 한 켠에 두고 다른 일 하면서 가끔 지나치듯 잠시 보기만 했습니다.
손님에게 연락을 해야 할 타이밍이 오고 있었습니다.
마감에 쫓기는 기안84 같은 절박함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원래는 어떤 안경이었는지 궁금합니까?
의뢰인이 말한 밋밋한 느낌이 전해져 오나요?
위 아래로 두꺼운 라인의 뿔테안경에 오랜 시간 적응한 사람이
아래가 오픈 된 반무테 안경을 쓰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마 위에 티셔츠만 입고 아랫도리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곰돌이 푸가 된 기분은 아니었을까요?
만드는 과정
우선 아이디어가 떠 오르면 의뢰인에게 컨펌 받기 위해 간략한 샘플 작업과 포토샵 작업이 필요합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모르는 고객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포토샵 작업을 위해 샘플로 만든 안경입니다.
저 상태에서 가운데 부분을 파내면 제가 구상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전달 할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젠 직접 만들 차례입니다.
렌즈 모양으로 아세테이트 시트를 컷팅하고 오른쪽 왼쪽을 분리하기 위해 중간에 라인을 새겨둡니다.
렌즈가 들어갈 안쪽 부분을 컷팅합니다.
그리고 위에 그어 놓은 중간 선을 따라 컷팅하면 오른쪽 왼쪽 두 개의 림이 됩니다.
외부 테두리에는 나일론 줄을 걸 수 있도록 얕은 홈을 내고
안에는 렌즈를 끼워 넣을 수 있도록 두꺼운 홈을 내면 작업은 거의 마무리 됩니다.
아직 광택 작업을 포함한 몇 가지 마무리 작업은 안됐지만
얼추 마무리 된 사진을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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