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수제안경 작업은 전화 통화로 시작됩니다.
"제가 얼굴에 맞는 안경을 맞추길 원해서 그러는데 그렇게 만들어 주나요?"
가능하다는 얘기와 함께 방문 날짜를 정하는데
깜짝 놀랄만한 얘기가 나옵니다.
"제가 제주도라...곧 기회가 될 때 연락 드리고 올라 갈게요."
은근히 부담이 됩니다.
수제 안경 특성 상 아이템이 확실히 정해진 게 아니라
상담 과정 중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수제 맞춤 안경을 맞추기 위해 정말 오셨습니다.
손님이 요구하는 것은 4가지.
얼굴에 맞을 것, 너무 얇지 않을 것, 각이 있을 것, 앤드피스 부분이 중간 쯤 있을 것
평소 얼굴에 맞는 안경을 찾기 위해 여러 안경원을 돌아다녀 봤지만 맘에 드는 것이 없어
결국 맞춤 안경까지 하게 되었다고 이 4가지를 극구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제주도로 떠나셨어요.
다른 볼일이 있어 올라온 김에 들른 게 아니라 오직 안경을 맞추기 위해 오신 거죠.
이후 작업은 메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손님이 요구한 사양에 얼 추 맞는 기성품을 손님 얼굴에 합성해 손님의 머리 속 이미지 찾아가기.
2. 대략 요구한 것과 비슷한 제품을 선택하면 손님 얼굴에 맞게 디자인/크기 결정하기
3. 디자인과 크기가 결정되면 디테일한 부분 (프레임 두께, 다리 모양, 장식, 가장자리 컷팅 등...) 결정하기
4. 실제 작업할 시트 색상을 포토샵으로 합성해 최종 완성될 안경 보여주기.
5. 안경 만들기
정말 간단하죠? ^^
혹시 손님이 요구한 내용만 듣고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안경이 있나요?
처음에는 가수 조영남씨 안경이 떠올랐습니다.
조영남씨 안경을 바탕으로 디자인해서 보내드렸더니
좀 더 각이 있었으면 하시더군요.
엣지 있는 안경.
'뭐가 있을까?'
.
.
.
UP? ...UP!
감명 깊게 본 애니 업(UP)의 남자 주인공인 할아버지 안경이 떠오릅니다.
위 안경을 손님이 요구한 사항에 맞게 변형해 메일을 보냈습니다.
무사히 통과 !!
△ 수정 본의 수정 본의 수정 본....
혼자서 이리저리 수정해 본 결과가 무려...10번까지 갔네요.
실제 손님에게 보여준 안경 스케치는 저 중에서 2개에 불과합니다.^^;
안경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자르고 다듬고...광 내고...다시 다듬고 광 내고...'
조금 더 완벽한 안경을 원하다 보니 끝이 안보입니다.
이때 떠오른 스승의 한마디
"완벽하지 않은 것도 수제 안경의 장점입니다."
그 정도에서 멈추고 마무리합니다.
전체 폭 150mm의 대형 사이즈 안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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