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마다 당구를 칩니다.
대대라고 해서 주로 3쿠션 경기를 하는데
당구칠 때는 전용 안경을 따로 사용합니다.
평소에는 다초점안경을 쓰고 있다가 당구 칠 때는 싱글비젼(원용안경)을 사용합니다.
사건은 2주 전에 발생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당구장은 오후 10시에 마감합니다.
6시정도 퇴근하고 당구장 도착하면 겨우 2~3게임 정도밖에 치지 못합니다.
그날은 마지막 게임을 9시 조금 넘게 시작했고 마감 시간까지 끝내기 위해서는
시간 여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몇 분 남기고 게임은 끝났고
민폐를 끼치기 싫은 마음에 부랴부랴 계산을 하고 당구장을 나와 집으로 가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신호에 걸린 틈을 이용해 스마트 폰을 보는데 글자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때서야 서두르는 바람에 당구 전용 안경을 쓰고 그대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다초점안경을 쓰지 않고 맨눈으로 가까운 곳도 잘 보는 편이라 노안에 대해 잠시 잊고 지냈는데
어느새 이놈이 이렇게 바짝 다가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40중반이고 다초점안경은 10년 전부터 테스트 삼아 쓰고 있었습니다.
노안이 와서 쓴 것은 아니고 손님들께 피드백을 드리기 위해 이 회사 저 회사 제품을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다초점안경을 쓰고 있고
약간의 근시가 있어 맨눈으로 근거리 작업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어 눈치채지 못했을 뿐
저도 노안이라는 게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안경원에 여분의 다초점안경이 있어 다음날 다초점 안경으로 바꿔 쓰니
세상 모든 게 편해집니다.
1. 운전할 때 짬짬이 스마트폰 볼 때도 좋고
(물론 운행 중에는 절대 안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줄 정도로 집중하진 않습니다.)
2. 안경 작업할 때 나사 끼우거나 다양한 근거리 작업할 때도 편합니다.
직업상 가까운 거리 작업이 80% 입니다.
3. 집에서 티비와 스마트폰을 번갈아 볼 때는 말할 것도 없죠.
4. 밤늦게 어두운 방에서 컴퓨터 작업할 때 눈의 피로감은 비교조차 불가합니다.
노안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초점안경이 불편할까 도전조차 하지 않고
일반 안경으로 꾸역꾸역 버티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노안과 함께 오는 다양한 불편함을 인내하고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습니다.
하루 이틀만 다초점안경을 쓰지 않아도 세상 불편한데 그걸 참고 산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가끔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요즘 들어 가까운 게 더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다초점안경이 나한테 별 효과가 없는 것 아닌가요?
이번엔 그냥 다초점 기능 빼고 해 주세요."
그럼 저는 별말 없이 손님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그리고 그 손님은 며칠 후 다시 방문합니다.
"아무래도 다시 다초점 안경으로 가야 될 것 같아요.
세상 갑갑해서 살 수가 없네요"
다초점 안경의 위력이 이 정도입니다.
노안이 꽤 진행되었는데도 여전히 다초점 안경을 쓰지 않고 버티는 분들에게
전해드릴 말이 있습니다.
"정말 잘 버티셨어요.
근데 다초점안경 한번 사용해 보세요.
굳이 저희 안경원에서 맞추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대로 만든 다초점안경은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늘려 줄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는 일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제 말 한번 믿어보세요.
어쩌면 올 들어 가장 잘한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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