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 손님의 누진다초점안경 만들기

강남으로 무사히 떠나보낸 제비 손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회사가 강남에 있었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관련글 : [제1편] 제비 손님에게 누진다초점안경 판매한 사연

안경 상담을 받기 위해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잡고 통화를 끝냈는데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안경테가 문제가 있나 ?

내가 발견하지 못한 파손이 있나?

별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걱정되더군요.

몇 시간 후 손님이 방문했습니다.

상담 결과 착용감이 많이 좋아져서 요 며칠 꾸준히 착용했는데

누진다초점 안경이 생각보다 잘 안보인다고 하더군요.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안경이고 고가의 누진다초점렌즈라 

맞춘 곳에서 클래임 처리가 가능하니 한 번 문의해 보는 게 어떠냐고 설명드렸습니다.

본인도 알고 있지만 그냥 저한테 새로 검사 받고 문제 있으면 새로 맞추고 싶다고 하더군요.

강남 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돌아왔습니다.

시력검사 결과 현재 착용하고 있는 안경의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간단하 피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사실대로 말씀 드렸습니다.

"그럼 새로 해주세요."

안경 가격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 고객에게 부담이 될 지 아무런 타격도 없을 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먼저 맞춘 안경테 +누진다초점렌즈 가격과 

며칠 전 교체해 드린 테가격 + 새로 맞출 누진다초점렌즈 가격을 합치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기에

저도 적잖이 부담이 되더군요.

할 수 있는 일은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잘 만드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손님이 착용하고 온 안경 상태를 확인하던 중 안경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좋은 소식은 왼쪽은 멀쩡합니다.

나쁜 소식은 오른쪽은 완전 박살이 났습니다.

어휴~!

렌즈가 나올 때까지 손님이 착용하고 있어야 할 안경을 박살 냈으니 먼저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다행히 싱글비젼 렌즈가 안경원에 있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고  우선 멀리만 잘 보이도록 안경렌즈를 교체해 드렸습니다.

비록 교체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제 실수로 깨뜨렸기 때문에 렌즈 한쪽 가격은 보상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손님이 엄청 미안해 하더군요.

그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는데 마음에 짐이 생겼나 봅니다.

"혹시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렌즈로 하면 좀 더 편하게 잘 보일까요?"

누진다초점렌즈는 가격과 성능이 비례하는 제품이라 그렇다고 안내해 드렸습니다.

"그럼 지금 쓰고 있는 것보다 좀 더 좋은 것으로 해주세요."

결국 손님의 배려로 서로가 피해를 최소한으로 보는 쪽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그리고 렌즈가 박살 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플라스틱 렌즈의 무게를 직접 경험하고 난 탓일까요?

"생각보다 두께가 괜찮네요. 무게는 말할 것도 없고 혹시..."

"네.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이 참에 플라스틱 렌즈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참 고민하더니 플라스틱 소재로 변경했습니다.

안경렌즈 : 자이스 P.Superb 1.74(플라스틱)

안경테 : 마수나가 데일리 뉴스

1부에서 본 안경과 색상이 좀 다르지 않나요?

처음에 맞춘 안경은 손님이 쓰고 있는 상태라 동일한 모델 다른 색상으로 렌즈를 미리 가공했네요.

플라스틱렌즈이긴 하지만 가장 높은 굴절률 (1.74)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두께는 유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렌즈는 가공성이 좋아 좀 더 깔끔하고 슬림해 보이도록 가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안경이네요. ㅠㅠ

이렇게 해서 반은 행복하고 반은 아쉬운 행복한안경사의 흥부전은 여기서 마무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