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손길을 전혀 거치지 않고 탄생하는 안경테는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안경테는 제작 과정에서 사람과 접촉하게 됩니다.
문제는 접촉하는 사람의 경력에 따라 같은 상품도 다른 퀄리티를 보인다는 것이죠.
안경원에 입고 되는 제품들은 아주 저가의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퀄리티가 균일합니다.
그리고 항상 다루는 제품이다 보니 무언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 해 오는 제품일 경우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자인지 원래 그 정도 퀄리티인지 판단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설사 발견된다 해도 심각한 문제가 아니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초구에서 손님이 방문했습니다.
누진다초점안경 상담을 받길 원했는데 "바리락스X 시리즈"를 염두 해 두고 왔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상담이 잘 되었고 판매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초점렌즈 선택이 끝난 후 안경테를 결정할 차례가 되었는데
사용하고 있는 안경이 맘에 들어 그대로 사용하기를 원하더군요.
며칠 후 바리락스 X가 도착했고 이젠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손님이 쓰던 안경을 받아 들고 상태를 확인합니다.
원래 장착되어 있던 안경렌즈를 빼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무언가 이상합니다.
오른쪽 왼쪽 렌즈 모양이 다르고 왼쪽 렌즈는 귀쪽 방향이 움푹 들어가 있기까지 합니다.
안경테를 다시 한번 꼼꼼하게 체크합니다.
끼워져 있던 렌즈와 상태가 비슷합니다.
오른쪽은 가로가 길고 왼쪽은 세로가 깁니다.
장비를 이용해 전체 둘레를 체크합니다.
전체 둘레는 양쪽이 동일합니다.
제품이 잘못된 상태로 출고되었고 그 상태 그대로 안경렌즈 작업이 된 것 같습니다.
관련글 : 안경원에 예민한 손님이 필요한 이유
하지만 이 손님은 운이 좋게도 이번에는 가우디안경원을 선택했습니다.
우선 안경테를 측정해 봅니다.
측정은 미스터 블루의 트레이서를 이용합니다.
예상한 대로 좌우 차이가 엄청납니다.
새로 모양을 보정해 줘야 합니다.
안경테 설계자에 빙의 되어 세밀하게 수정합니다.
상태가 좀 더 양호한 오른쪽 모양을 기준으로 왼쪽도 동일하게 디자인합니다.
둥근 원형을 다듬고 화살표 부분의 움푹 들어간 부분도 수정되었습니다.
프레임에 맞게 산각 높이도 수정되었고 렌즈 컷팅면도 깔끔하게 정렬되어
퀄리티가 확 올라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렌즈가 장착된 상태를 비교해 보면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작업입니다.
아, 소비자들이 행복한안경사의 이런 노력을 알아주면 좋겠는데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만 알게 된다는 게 아쉽습니다. 그마저도 다행인가요?
행복한 안경사의 노력으로 좌우 완벽한 대칭으로 완성된 누진다초점 안경입니다.
꼼꼼한 작업을 원하는 분들의 많은 방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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