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의 3~4% 정도가 사시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양안 교대성 사시는 그 중 일부에게서 나타난다고 하니
안경원에서 마주치기 정말 어려운 부류에 해당됩니다.
양안 교대성 사시는 양 눈으로 보는 양안시가 불가능해
선택적으로 한 눈으로 보는 눈을 말합니다.
초점을 잡고 있는 눈은 정상적인 위치에 있지만
보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눈은 안쪽으로 쏠려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황이 양쪽 눈에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안경 만들 때
고민해야 하는 할게 상당히 많습니다.
여기에 노안까지 시작되어 누진다초점안경을 해야 할 경우
안경사의 고민은 훨씬 더 증가합니다.
올해 3월 이미 한번 상담을 받은 손님입니다.
타 매장에서 다초점안경을 맞췄는데 도저히 사용할 수 없어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아쉽게도 다른 안경원에서 맞춘 안경에 대해 함부로 평가 하는 것은 무리라
현재 눈 상태와 적응에 필요한 요령만 알려드리고 나머지 부분은 맞춘 곳에서 상담 받아 보라는 말로
돌려보낸 손님입니다.
결국 그 안경은 끝내 포기하고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문진에 앞서해야 할 일은 기존 안경에서 최대한의 데이터를 뽑아 내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양안교대성 사시의 누진다초점안경을 만드는 일은 지극히 드문 일이라
작은 단서라도 꼼꼼하게 찾아서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기존 누진다초점안경의 초점 위치.
양안 도수차이.
돋보기 도수에 해당하는 가입도 수치.
안경 착용했을 때 모습.
안경 착용하는 습관 등등...
그리고 본격적인 문진이 시작됩니다.
나이, 직업, 사용하는 스마트기기, 차량, 이동 수단, 취미 활동, 조명 상태 등
눈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을 체크합니다.
양안 교대성 사시는 기본적으로 양안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안 시력검사로 진행합니다.
누진다초점 안경을 사용할 것을 기준으로 잡고 문진을 통해 현재 고객의 상황을 고려해
시력검사를 진행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양안 모두 양호한 원거리 시력과 근거리 시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어찌됐든 시력이 다 잘나온다는 것이고.
불행인 것은 차라리 외눈 보기 상태라면 항상 고정된 눈을 기준으로 맞추는 것 만으로
훨씬 더 쉽게 적응이 가능합니다.
교대성 사시의 누진다초점안경 성공 여부는 여기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 모두 공개하기는 어렵고 대략적인 설명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교대성 사시에서 우위안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물론 습관적으로 더 잘 쓰는 쪽이 있겠지만 거리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단안 초점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단 이미지처럼 왼쪽 눈이 편위된 상태에서 초점 위치를 측정하고 다초점안경을 설계할 경우
이런 상태로 안경이 제작이 됩니다.
하지만 이번엔 좌안이 정상안이 되고 우안이 편위되면 어떻게 될까요?
왼쪽의 초점 위치가 상당히 어긋나기 때문에 다초점안경으로 사용이 어렵습니다.
그럼 초점 위치를 어떻게 측정하는 게 좋을까요?
그건 안경마다 노하우가 있을테고 저도 저만의 노하우가 있으니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우선 확실한 것은 이 초점위치 설계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손님이 실패한 다초점안경에 사용된 렌즈는 Z 사의 상급 모델이었습니다.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여러 있겠지만 다초점렌즈 사양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 입니다.
계속해서 시야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한쪽 눈이 실명된 상태에서 단안 사용하는 것과 교대성 사시에서 단안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더군요.
결국 가장 넓은 시야 범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이 부분은 3월에 방문했을 때 미리 안내해 드린 사항이라 렌즈 선택에서 큰 갈등 없이
바리락스 X 시리즈로 선택했습니다.
바리락스X를 추천한 또 다른 이유는 시습관 반영 옵션 때문입니다.
시습관 반영은 말 그대로 책을 보거나 스마트 폰을 이용할 때 사람마다 고유의 습관이 있는데
다초점 렌즈 설계 시 이 습관을 반영해 제작하는 옵션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볼 때 어떤 사람들은 들어 올려서 보고 어떤 사람들은 내려서 봅니다.
살짝 오른쪽에 두고 보는 사람들이 있고 왼쪽에 두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눈만 따라가서 읽는 사람들이 있고 머리를 움직여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정확하게 측정해 안경렌즈 제작에 반영하게 되면
같은 렌즈를 사용하더라도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게 됩니다.
시습관반영 (NVR)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예전에 작성한 글을 참고해 주세요.
누진다초점렌즈 작업을 위한 "아이룰러 2" 핵심기능 활용법
일 년에 한번 아니 5년에 한번 만나기도 어려운 특별한 눈을 가지 손님의 다초점안경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날고 긴다는 국가대표가 전혀 다른 종목에서 우왕좌왕하는 '뭉쳐야 찬다' 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새롭게 시작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거기에 손님 입장에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저에게도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과 솔직하게 소통하면서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 교대성 사시인데 노안으로 고생하고 있거나
비슷한 손님이 왔는데 어떻게 해결해 드려야 할지 모르는 안경사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누진다초점 상담사례 및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멀쩡했던 누진다초점안경이 불편한 이유와 해결 방법 (0) | 2020.02.08 |
---|---|
베트남에서 온 손님의 인생 돋보기안경 만들기 (0) | 2020.01.30 |
강아지 구충제 같은 2m용 누진다초점안경 (0) | 2019.12.31 |
귀가 높을 경우 누진다초점 안경이 불편한 이유와 해결 방법 (2) | 2019.11.25 |
당구 전용 누진다초점안경 만들기 (0) | 2019.11.19 |
안경사의 작은 관심으로 급이 다른 누진다초점안경 만들기 (1) | 2019.11.17 |
고집불통 손님의 누진다초점 안경 만들기 "호야 마이스타일 작업기" (0) | 2019.10.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