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키타 안경을 좀 더 마이키타 답게 만드는 방법

안경을 잘 만들기 위해 3가지가 필요합니다.

1. 뛰어난 관찰력

2. 제작자의 의도 파악

3. 정밀가공장비

사실 원래부터 있던 말은 아닙니다.

마이키타 안경을 만들면서 떠오른 생각을 적어봤네요.

마이키타 뿐만 아니라 모든 안경을 만들 때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손님이 의뢰한 마이키타 안경 작업 과정을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뛰어난 관찰력

고객이 선택한 안경 테에 안경 렌즈를 끼워 넣는 작업을 '안경을 만든다' 라고 합니다.

안경을 만들 때 관찰력이 필요한 이유는 안경테와 안경렌즈가 제각각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키타 안경을 먼저 확인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눈에는 뭐가 보이시나요?

bywp 나 ic berlin 처럼 렌즈에 홈을 낸 후 프레임을 집어 넣는 방식입니다.

비교를 위해 Bywp 안경테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발견하셨나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비교해 봅니다.

마이키타 안경은 다른 비슷한 타입의 안경과 달리 홈 선이 상당히 얕은 편입니다.

꼼꼼히 들여다본 덕분에 다른 안경에 비해 홈선이 상당히 얕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젠 이렇게 만든 의도를 분석해 볼 차례입니다.

제작자의 의도 파악하기

안경 제작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집니다.

오랜 시간 안경 관련 업종에 종사하다 제작자로 변신한 경우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안경 제작에 뛰어든 경우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 역량이 더 뛰어난지 평가할 수 없지만

안경테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느 쪽 성향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이키타는 전자 쪽이 확실해 보입니다.

제 마음대로 성향 파악이 끝났으니 왜 심하게 얕은 홈 선을 선택했는지

디자인이 아닌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습니다.

마이키타 안경은 독특한 결합방식으로 유명합니다.

다리를 제거하고 클립을 제거해 렌즈를 결합합니다.

이 방식은 홈 깊이와 상관없이 사이즈만 맞으면 결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상징과도 같은 클립분해 방식을 버렸습니다.

아마 클립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스크래치가 생기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최근에 출시되는 마이키타는  프레임 탄성에 의존한 결합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프레임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적은 탄성을 활용해 렌즈를 결합해야 합니다.

홈이 깊어질 경우 결합 자체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설사 결합된다고 해도 단단히 고정이 되지 않아

렌즈가 쉽게 헛돌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얕은 홈 선은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결정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작업 난이도로 따지자면 아이씨베를린(쉬움) , 린드버그(보통) ,마이키타(어려움) 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경사에게 이런 고난을 주고 마이키타는 어떤 것을 얻었을까요?

디자인 측면에서 제작자가 의도했는지 모르지만 좀 더 뚜렷하고 깔끔한 라인이 생겼습니다.

비슷한 방식의 제품이나 하다못해 기존 마이키타안경과 비교해도 '안경다움'이 좀 더 드러납니다.

△뚜렷한 라인이 드러나는 마이키타 안경

정밀한 가공장비

제작자의 의도도 파악했고 어떻게 가공해야 할지 개념도 잡혔으니 

이제 안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우디안경원의 미스터블루(Mr.Blue)가 출동할 차례입니다.

최적의 홈 깊이를 찾아야 합니다.

△ 미스터 블루의 홈깊이 설정 범위 (0.05 단위로 설정가능)

사용하지 못하는 폐 렌즈를 이용해 몇 번의 시행착오 후 최적의 설정을 찾아 냅니다. 그리고 가공!!!

오리지널 상태와 동일한 형태로 깔끔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완성 사진 보기

가우디 안경원은 마이키타를 정식으로 거래하고 있진 않습니다.(조만간 거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안경을 만드는데 있어 정식 거래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공식적인 데이터시트가 있으면 작업이 좀 더 수월해 질 수는 있습니다.

그 보다는 안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좋은 안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