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기술에 의존한 헐거워진 안경다리 수리하기

"가즈오 가와사키"라는 안경이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브랜드 입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배용준안경으로 대 히트를 친 기억이 나네요.

[HOT ! 안경뉴스] - 배용준이 사랑한 안경 Kazuo Kwasaki

린드버그안경과 비슷한 타입인데 어느 게 먼저 출시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가와사키는 10년 전에도 다뤘던 제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당시 린드버그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제품이라 비교하기가 어렵네요.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궁금해 졌습니다.

그래서 구글 이미지검색에서  날짜를 지정해 필터링 해 본 결과!!

린드버그안경 에어티타늄 시리즈는 2008년 3월에 처음 검색되었고

가즈오 가와사키 MP 시리즈는 5월에 처음 검색되었네요.

물론 검색 날짜와 생산 날짜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안경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설계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가정하면

생산 시기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비슷한 형태의 안경이 거의 동시에 나왔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렀습니다.

손님이 가와사키안경을 가지고 왔습니다.

5년 정도 쓰던 안경이라고 합니다.

최근 노안이 시작되어 누진다초점렌즈로 교체하면서 헐거워진 안경 다리도 해결해 달라고 합니다.

안경 다리가 헐거워지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입니다.

1. 나사 풀림

움직이는 부위에 사용된 나사는 의지와 상관없이 조금씩 풀립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헐거워지게 되는데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나사를 다시 꽉 조이거나, 교체하거나 , 풀림방지 액을 사용하면 됩니다.

2. 마모

충격이나 반복에 의해 고정 부위가 마모되면 고정력이 떨어집니다.

나사 풀림과 달리 해결 방법이 간단치 않습니다. 나사를 다시 조여도 고정이 안됩니다.

부속 교체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부속이 없거나 교환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손님이 의뢰한 안경은 2번에 해당되었습니다.

원인 파악 하기

왜 헐거워졌는지 원인을 알아야 수리 가능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선 모든 나사를 제대로 조이고 상태 파악에 들어갑니다.

가와사키 MP시리즈 안경은 다리를 고정하는 나사가 하나 밖에 없습니다.

나사 우측에 있는 것은 다리에 붙어 있는 고정핀 입니다.

이 상태에서 고정력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영상을 보니 어제 술에 취해 다리 풀려 친구들 어깨에 의지해 질질 끌려가던 학생이 떠오르네요.

안경을 분해해 봅니다.

정교합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판매되는 것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리 움직임을 책임지던 부위 (노란 화살표)가 마모된 것이 

헐거워진 이유 같은데 교체가 불가능합니다.

해결책 찾기

마모로 인해 공간이 생겼으니 마모된 공간을 채워주면 끝!

공간을 채울 방법만 찾으면 됩니다.

고민하다가 와셔를 넣기로 합니다.

안경에 사용되는 와셔 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찾아 틈을 메꿔봅니다.

가장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크기 차이로 들어가지 않네요.

또 다시 고민합니다.

결국 와셔를 직접 제작하기로 합니다.

우선 전체 직경을 줄입니다. 

수동 옥습기를 이용해 손으로 갈아내야 하는데 정신 수양에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

직경을 줄인 후 돌출된 부위를 제거합니다.

그 후 사포를 이용해 전후면을 다듬으면 원하는 와셔가 만들어 집니다.

양쪽에 와셔를 집어 넣어야 하니 이 과정을 한번 더 합니다.

성공입니다.

이제 다리를 결합 해 봅니다.

성공입니다. 미친듯이 흔들어봐도 다리가 접히지 않습니다.

아, 물론 손으로 접으면 접힙니다.

결론,  안경을 오래 사용하면 다리가 헐거워진다.

고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용 된 안경렌즈는 자이스 누진다초점렌즈 p.pure 1.60 누진다초점렌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