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 전편에서 어떤 안경이 손님에게 필요한지 알아보았고
이번 글에서는 험난했던 최적화 안경을 찾는 과정을 얘기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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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악 조건을 다 가진 사람의 고도근시 안경 만들기 -전편
안경렌즈 두께와 굴절로 인한 페이스 라인 축소 현상은 고도근시안경의 '가장 큰 적'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가장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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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이미 몇 달 전 피팅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가우디안경원에 방문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얼굴 인식률이 떨어져 한참을 기억을 되돌려 봤습니다.
손만 대도 부서질 것 같은 오래 된 안경테, 근래 보기 어려운 유리 렌즈 사용...
안경사들이 기피하는 안경테 조건을 모두 갖고 있어서 다른 곳에서 피팅을 받는 것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저도 안 받으려고 했는데 너무 불편하게 쓰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파손 시 책임은 못 짐!' 이라는 확답을 받고 열심히 피팅을 해줬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때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손님은 이런 저런 이유로 맞는 안경을 찾기 굉장히 어려우니 수제 안경으로 한 번 맞춰보라고 했고
그 때 말이 떠올라 일부러 찾아왔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고객의 요청 사항
고객은 안경 때문에 오랜 시간 고생했기 때문에 본인에게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1. 옆통수가 편안할 것.
2. 앞쪽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을 것
3. 렌즈 두께가 너무 튀어 나오지 않을 것
4. 가벼울 것
얼굴에 비해 작은 사이즈의 안경테와 무거운 유리렌즈가 주는 불편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고객의
욕망이 돋보이는 요청사항 입니다.
수제 안경 상담
수제안경의 장점은 크기에 제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전편에서 이 손님에게 적용할 모든 것 예를들면,
작은 직경 , 브릿지와 앤드피스 길이 조정, 렌즈 두께를 커버하기 위한 프레임 두께 등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상담 하던 중 손님에게 예시로 보여 줄 안경테가 필요했습니다.
뜻밖에 득템
안경원에 있는 여러 안경 중 제가 만들 수제안경과 가장 비슷해 보이는 안경테를 하나 골라
손님에게 씌워주면서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이런 디자인에 가깝게 제작이 될 것입니다." 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
손님과 동시에 "어?!"라는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제가 먼저 말했습니다.
"혹시 이 안경은 어떠신가요? 사이즈도 괜찮고 조금만 피팅하면 원하는 착용감도 나올 것 같습니다."
손님도 은근히 맘에 들어하는 눈치 입니다.
"수제안경으로 만들면 이 안경보다 더 편해지지는 않을까요?
이 안경도 맘에 들긴 하는데 수제안경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수제 안경 VS 기성 안경
수제안경의 장점은 앞서 설명해 드렸고 단점은 아무래도 하나하나 손으로 제작하다 보니
공장에서 나오는 기성 안경에 비해 완성도가 살짝 떨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각잡고 만들면 더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제작자의 컨디션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 이유로 기성 안경으로 해결 할 수 있는 경우 가급적 수제안경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절대 만들기 힘들고 귀찮아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님에게 예시로 제시한 안경이 퀄리티 갑!! 디자인 갑!!으로 유명한
일본 옐로우즈 플러스 사의 제품이라 굳이 수제안경을 밀어 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객의 최종 선택
행복한안경사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옐로우즈 플러스 조단 (Jodan)안경이 최종 선택되었습니다.
옐로우즈 플러스 조단 안경은 고도근시 혹은 얼굴이 작은 손님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으로
아기자기한 디자인 뒤에 숨겨진 고도의 기술력과 디테일이 매우 출중한 안경테 입니다.
관련글 : https://eyewear.tistory.com/2570
나를 위한 과감한 투자 "옐로우즈플러스 JORDAN 안경 테" 리뷰
"가성비"라는 그럴싸한 마케팅 용어 대신 "나성비"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가격과 상관없이 소비의 만족감이 극대화 되는 제품을 구입했을 때 "나성비" 좋은 소비라고 표현합니다. 그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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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완성
아주 오래 전 플라스틱 렌즈로 안경을 맞췄다가 어마 어마한 두께에 깜짝 놀란 후
몇 십 년째 유리렌즈를 사용하는 손님에게 또 다시 플라스틱 렌즈를 추천하는 것이 살짝 부담 됐지만
고객의 요구를 좀 더 확실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라 과감하게 밀어 붙였습니다.
물론 저의 과거의 경험이 "야! 괜찮아. 이 정도면 손님에게 딱 좋아."라고 힘을 실어준 덕도 봤습니다.
렌즈가 장착된 전면부 사진입니다.
빙글 빙글 파워링이 가득 찬 고객의 안경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착용해 보고 맘에 들어 할 손님의 얼굴을 떠올리니 벌써 기분이 좋습니다.
파워링을 완전히 제거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행복한안경사가 개발한 특수 가공으로
파워링을 최소한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은 감이 오지 않겠지만 -12디옵터가 보여 줄 수 없는 비주얼입니다. 정말입니다.^^
옐로우즈 플러스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안경브랜드입니다.
아쉽게도(?) 최근에 아베 총리가 쓰고 나와 이슈가 되고 있는 브랜드 입니다.
다행히 해당 모델을 착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전편에서 소개한 것과 같이 안구 사이즈에 비해 앤드 피스 사이즈가 긴 편입니다.
특히 프레임 뒤쪽으로 티타늄 받침이 있어 원하는 피팅이 가능합니다.
얼굴 폭에 맞게 피팅 된 상태입니다.
사진이 삐딱하게 찍힌 탓에 좌우 균형이 살짝 안 맞아 보이네요.
피팅 기술만 있다면
안구 크기에 비해 다리 폭을 상당히 넓힐 수 있는 타입이라 어떤 얼굴 크기에도 대응이 가능합니다.
고객이 가장 우려했던 (실제로 본인이 가장 걱정했던) 렌즈 두께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이런 안경 하나 만들면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어요.
고객에게 좋은 안경 추천해서 만드는 것이 상당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라는 것.
20년이 지나도 여전하네요.
오히려 아는 게 많아 질 수록 더더욱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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