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안경 피팅을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손님이 찾아 왔다.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이 매우 불편합니다. 피팅 비용을 지불 할 테니 고쳐주세요."
행복한 안경사는 몇 분 만에 고쳐줬고 비용으로 2만원을 요구했다.
"아니, 안경 피팅 하는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잖아요?"
"천만에요. 저는 이 안경을 고치는데 20년이 걸렸습니다."
피카소에게 펜과 종이를 들고 초상화를 요청한 팬에게
간단한 스케치를 해주고 거액을 요구한 피카소의 일화를 행복한 안경사 버젼으로 각색해 봤습니다.
붓 질 몇 번으로 마무리된 그림이지만 그 그림 안에는
피카소라는 사람이 완성되기 까지 쌓아온 경험과 능력 그리고 명예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간단해 보이는 피팅 과정이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까지 쌓아온 과정을 봐 왔다면
결코 간단해 보이지 않을 겁니다.
이왕 이야기가 시작된 김에 20년 동안 안경 피팅을 하면서
경험한 황당한 일들을 풀어 볼까요?
열을 가할 수록 줄어 드는 신기한 플라스틱
-나사가 없는 플라스틱 프레임에 렌즈를 넣기 위해 히터를 이용해 열을 가해야 하는데
일부 플라스틱 소재는 열을 가할 수록 수축되는 기 현상을 보여 줍니다.
점점 줄어드는 안경테에 렌즈를 넣기 위해 계속 갈다보면 어느 순간...
좌우 차이가 확연하게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점점 뜨거워지는 것도 모른 채 죽어가는 개구리 마냥 안경 생명도 끝.
손을 대기도 전에 부러지는 안경들
-피팅을 하다 보면 가끔 초능력이 발휘됩니다.
멀쩡한 안경은 어지간히 잡아 비틀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팅을 하려고 자세만 잡아도 부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에게 염력이 있는 건가?'
오래 쓰던 안경, 심하게 뒤틀린 안경들에게 주로 발휘됩니다.
오래 사용한 안경은 부속도 구하기 어려워 오히려 손해를 보고 물어 줘야 되는 일도 있습니다.
새로운 안경으로 리모델링
뿔테 안경은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의 특성을 파악하기 까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온에서 잠깐 다뤄야 하는 소재, 저온에서 장시간 다뤄야 하는 소재 등등 까다롭기 그지 없습니다.
히터에는 열에 달궈진 작은 유리 구슬이 있습니다.
이 안에 테를 집어넣어 적정 온도가 전달되면 피팅을 합니다.
저온에서 다뤄야 하는 제품을 고온의 히터에 담구게 되면 유리 구슬이 플라스틱을 녹이면서 파고 들어
무수한 눈물 자국을 새기게 됩니다.
헌 테 줄게 새 테 다오.
주로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 안경을 피팅 할 때 발생합니다.
피팅을 하기 위해 손님의 시야에서 잠시 벗어났다 나타나는 순간.
자신의 테가 아니라고 우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본인이 연못에 빠트린 도끼를 찾아줘도 아니라고 우기는 나뭇꾼 같은 소리를 합니다.
가끔 금 도끼 은 도끼 둘 다 내 놓으라 고도 합니다.
한 몫 챙기려는 목적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해결책은 가족에게 연락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간혹 그 부모에 그 자식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잘 해결됩니다.
뭐. 이외에도 다양한 사연이 있지만 이 정도로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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