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안경사의 창작공방

꼬마 형제에게 몹쓸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행복한안경사 2010.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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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안경사
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12,000일 채우고 은퇴할 생각이니 그날까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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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일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였던 것 같기도 하고 4학년때 였던것 같기도 하고..

 지금 30대 중반이니 거의 20년이상 된 어린시절 기억이네요.

 

 

학교가 끝난후 별다른 놀이 시절이 없던때라.. 

친구네집에 대여섯명이 몰려갔지요.

뭐하고 놀까 고민을 하다가 편을 나눠 총싸움을 하기로 했지요.

 

다들 집에 총 하나쯤은 있던 시절이라...가장 만만했던 놀이였지요..^^

 

규칙은 간단했습니다.

 

반반씩 팀을 나눠 일정한 범위를 정해 놓구

먼저 발견한 사람이 '빵'하고 소리치면 상대방은 죽는거지요..

 

게임이 시작됐고..

우리팀은 뿔뿔이 흩어져서 싸우기로 했습니다.

 

나는 먼저  찜해 놓은 장소로  몸을 숨기기로 했습니다.

오래된 낡은 동네라서 골목이 꽤 많았었는데  그 중 한곳으로 뛰어들어 갔습니다. 

 

시멘트로 만들어놓은 개집처럼 생긴 쓰레기통이 있더군요. 그 옆에 몸을 숨기고

첩보영화에서 본 것처럼 총을 들고  숨죽여 상대방 나쁜놈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꼬마애 두명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다섯살..3살쯤 되어보이는 형제였는데 세발자전거를 끌고 나오더군요.

 

그냥 지나갈 거란 제 예상을 깨고

 쓰레기통 옆에 몸을 숨기고 총을 들고 있는 제 모습을 본 동생처럼 생긴 녀석이

 

갑자기 울기 시작하더군요.

 '이런 된장'

상대팀에 발각될게 두려웠는지?? 아님 집안에서 아이 부모님이 뛰쳐나올게 두려웠는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 꼬마 녀석을 달래기 시작했습니다.

 "쉬~ 난 너희들을 해칠려고 그러는 건 아니야..그러니 조용히 있어..~"

 그래도 울음을 멈추지 않더군요..

 "쉬~쉬  제발 조용히 하란말야"

 

그런데..갑자기 울고있던 아이의 바지 부분이 점점 젖어가는게 아니겠습니까..ㅜㅜ

 아니 눈물은 눈에서 나오는데..왜 바지가 젖어가는건지...잠깐 사태 파악이 안됐었는데..

 바로 아이가 오줌을 지린것을 알아차렸답니다.

 그때까지만하더라도 내가  너무 무서워서 바지에 오줌을 지린건지..아니면 쉬쉬거린 소리에 조건반사를 한건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다급한 맘에 총싸움이고 뭐고 이 상황을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형처럼 생긴아이한테

 "야 동생 오줌쌌다..빨리 엄마한테 델꼬가.."

 그랬더니 멍하니 저를 쳐다보면서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총들고있는 내가 무서워서 그런건지? 형처럼 생긴 아이도 제 말에 아무 반응도 없더군요.

 
"야 니 동생 오줌쌌대도... 쌌다고 말이야  오줌 몰라?? 말야..!...!"

 아..아까 동생이 바지에 오줌쌀때 알아차렸어야 했습니다.

 이 가엾은 아이들에게 "쉬~쉬"거리는 소리는

 

파블로스의 개에게 들리는 종소리와 같다는 것을 일찍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형처럼 생긴 아이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더니  동생과 마찬가지로

 바지부분이 특정부분을 중심으로 점점 물들어 가는 부분이 확산되더군요..

 회색 고리뎅바지가.. 점점 갈색으로 젖어가는 모습..특정부분을 중심으로

 원형모양으로 확산되어가지 않고 중력의 힘에의해  무지개모양으로 발목부분으로

 젖어가는 모습을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총싸움은 누가 이겼는지 어떻게 그자릴 빠져나왔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다만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건 바지 끝단과 신발사이에 얼핏 보이는 하얀발목을

 타고 흐르는 맥주빛깔 노란 물결 뿐입니다.

 

 

 그후 몇년이 지나고 수업시간에 파블로스의 개에 관해 배우게 됐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 셨는데 

 파블로스의 개에 관한 예를 들어 보란 질문에 아무대답도 못하는 반 친구들을 위해 

 당당히 손을 들고  "쉬~라고 하면 애기들이 오줌 싸는거요"라고 말해서

 아이들을 무서운 마대자루에서 구해줬던 기억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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