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가끔 여학생들이 안경원에 들어와서 묻곤 합니다.
"여기도 써클렌즈 팔아요?"
안경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팔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안경점에 써있는 "써클렌즈 5,000원"이런 현수막이 걸려있지 않으니 긴가민가 한가 봅니다.
"그럼 우리도 팔고 있지요."
"오천원짜리도 있어요?"
"아니, 우린 적어도 3만원 이상인데."
"아~ 그래요? "
저가의 서클렌즈를 판매하지 않은지 3년이 다 되어가네요.
대부분 안경원에서는 저가의 써클렌즈를 판매해서 생기는 이익보다는
다른 안경원에 손님 뺏기는것이 두려운 마음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고민을 한동안 했었죠.
그러다가 나온 결론.
차라리 그 시간에 블로그에 글이나 하나 더 올리거나 안경사진이나 한장 더 찍어야겠다.
그렇게 3년이 지나니 '그때의 결정이 현명한 선택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행복한 안경사가 저가의 써클렌즈 팔지 않아서 생긴 장점 4가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예전글에도 남겼지만 저가의 렌즈들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여학생들입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중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도
많이 구입하는 것 같더군요,
물론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제품들 이기는 하지만 렌즈자체의 문제보다는 관리소홀로 인해
눈에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부모님 허락하에 사는 것보다는 몰래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해서 사용하는 학생들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눈이 씨뻘개진 채로 또 다른 렌즈를 사기위해 오는 학생들도 많았었는데
더 이상 그런일이 없어서 마음이 매우 가볍습니다.
※아무리 안경원에서 올바른 착용방법을 알려줘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아무리 저가의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안경사는 의무상 여러가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10~30분은 족히 걸립니다.
눈에도 좋지 않은 써클렌즈를 팔고 있는것 보다 그 시간에 나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3. 서류함과 콘택트렌즈 수납함이 깨끗해졌다.
혼자근무하고 모든 서류도 혼자 정리하다보니 거래처가 많은 경우 일이 많이 복잡해집니다.
콘택트렌즈 실도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인데 그 많은 종류의 써클렌즈를 취급하다 보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 하네요.
4.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학생들은 안경을 맞출 때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가끔 써클렌즈도 함게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르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때 한마디 합니다." 학생들의 눈건강을 위해 저희는 써클렌즈를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똑같습니다.
일단 사주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함께 안경원과 안경사에 대한 신뢰도 상승.
일부 안경원에서는 아이들에게 렌즈를 판매하다보면 그 아이들이 안경을 맞추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온다는 일종의 미끼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렌즈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안경을 맞출 때에는
다른 안경원으로 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결국 소탐대실 입니다.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면 이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겠지만
당장에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네요..^^
하지만 이 4가지 이유 정도만 되도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까?
저가의 써클렌즈를 팔아야 되는 이유가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저도 충분히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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