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꺼낸 안경은 완전 엉망진창.
괜찮은 브랜드의 만만치 않은 가격의 제품이었지만
안경을 결합하는 각종 나사들은 조금씩 풀려 있었고
오랜 시간 안경 주인과 동고동락하면서 이리저리 뒤틀린 상태더군요.
콘택트렌즈 위주로 생활하던 탓에 안경은 뒷전으로 밀려났나 봅니다.
'안경에게 미안했나?'
이번엔 제대로 된 안경을 맞추고 싶어 해서 제대로 된 안경을 추천했고
그 결과물이 아주 예쁘게 탄생했네요.
"블로그에서 봤는데 혹시 가메만넨 안경도 있나요?"
안경을 추천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취향은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어도 일단은 소비자의 선택을 최대한 반영합니다.
마침 가메만넨 베스트 모델 KMN113 다양한 색상이 입고되었고
새로 추가된 DGP 색상이 손님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안경도수가 -10디옵터정도이고 (정확한 안경도수는 아래 사진 참고)
튼튼한 안경을 선택 기준에 있어 맨 앞에 두었기에 가메만넨 113 안경은
매우 쉽게 판매가 됐네요.
DGP색상을 쉽게 설명하면 길가에 굴러 다니는 돌멩이 칼라에 가깝습니다.
학교 다닐 때 교실 바닥 색상이라 해야하나?
단일 색상이라기 보단 미세하게 음영이 들어있어 금속의 느낌을 중화시켜 줍니다.
메탈 안경이 주기 어려운 따듯한 느낌의 안경이라고 할 수 있죠.
가메만넨 113과 결을 같이 하는 제품 중 좀 더 라운드에 가까운 KMN99 모델이 있습니다.
위쪽 라인이 더 동그랗게 위로 솟은 모델인데 손님은 두 개를 놓고 잠시 망설이더군요.
이럴 때 안경사는 선택에 도움을 줘야 하는데 저는 주로
"눈썹부터 코 끝까지 길이"를 보고 판단합니다.
눈썹부터 코까지 길이가 짧은 편이면 위로 돌출되는 라운드 형(KMN99)이 좀 더 자연스럽고
서양인처럼 코가 높고 긴 편이라면 KMN113이 좀 더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죠..
도수가 높은 사람들에게 가메마넨 안경을 많이 추천하는 이유는
프레임의 측면 두께가 남들보다 유난히 두껍기 때문인데
여기에 가우디안경원의 가공 기술과 좋은 안경렌즈가 만나면 그 위력은 상당해집니다.
손님은 안경을 집에서만 착용하려 했지만 완성된 안경을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평소에 쓰고 다녀도 될 것 같은데요."라는 손님의 말에 이 안경에 대한 만족감이 어떤지 알 수 있겠더군요.
번외
안경 출고 전 가메만넨 113 시저플립 주문이 들어왔네요.
이 손님이 주문한 것은 아니지만 기념으로 사진 남겨 봅니다.
안경 찾으러 올 때 꼭 추천하고 싶었는데 깜빡했네요.
이렇게 예쁘고 실용적인데 아쉽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시저플립도 맞추러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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