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그 손님은 가우디 안경을 배신(?)하고 다른 곳을 갔다가 다시 돌아왔을까?
낯이 익습니다.
역시 예상이 맞았습니다.
3년 전 가우디안경원에서 누진다초점안경을 맞췄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전 다른 곳에서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안경이 영 맘에 들지 않아
다시 가우디안경원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뭐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요?
자초지종 얘기를 들어 봅니다.
안경을 새로 맞추고 별 생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들마다 왜 이렇게 눈이 나빠졌냐고 한 마디씩 했다고 합니다.
반복해서 듣다보니 자신이 거울을 봐도 예전 안경에 비해 눈이 더 나빠보입니다.
전에 끼던 안경을 써보니 확실히 눈이 덜 나빠 보입니다.
도수는 큰 차이가 없었기에 새로 맞춘 안경원에게 가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지만
안경이 바뀌어서 그럴 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듣고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맘에 든 안경을 맞춰 준 가우디안경원을 다시 찾아온 것입니다.
손님의 얘기를 듣고 안경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안경테 선택부터 가공까지 문제가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안경테 선택이야 고객의 의지가 반영되니 그렇다 치지만 가공 상태가 음....
하필 기존에 저희 안경원에서 만든 안경을 사용했던 분이라 차이가 더 심해 보입니다.
1. 안경테 선택 미스
손님의 눈사이 간격은 남자치고 작은 60mm입니다.
참고로 한국 남성 눈 사이 간격은 평균 64~66mm입니다.
얼굴은 마른 편이고 살짝 긴 얼굴입니다.
눈 사이 간격이나 얼굴 폭을 고려해서 안경테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안구 모양, 크기, 프레임 색상, 프레임 두께 등 까다롭게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손님은 선택하지 말아야 할 조건을 두루 포함한 안경테를 선택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한 것은 아래 포스팅에 자세히 적어 두었으니 꼭 읽어 보세요.
결론은 손님이 선택한 안경 사이즈보다 한참 더 작은 안경테를 선택해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용에 대한 미련 때문에 결국 안경테는 재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 안경렌즈 가공 실패
가우디안경원은 안경을 만들 때 0.1mm까지 집착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 이미지를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안경테와 안경렌즈가 맞물린 상태를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로 그려봤습니다.
좌측 네이비는 안경테의 단면입니다.
안경테에는 "< " 형태로 안으로 움푹 들어간 " 홈선" 이 있습니다.
안경렌즈에서 옆으로 돌출된 "산각"이 있습니다.
안경테는 이 두 개의 요철이 맞물리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잘 만든 안경은 안경테의 홈선의 깊이와 형태를 분석해
안경렌즈의 산각의 높이와 위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로 결정됩니다.
가우디 안경원에서 사용하는 장비(미스터 블루)는 이 값을 0.05mm 단위로 세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값은 안경사의 판단에 의해 최종 결정 됩니다.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 만든 안경은 더 깔끔하고 잘 만든 것 같은데...'
라고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여기서 나온다고 보면 됩니다.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다시 설명해 볼게요.
처음 이미지에서 안경테와 렌즈가 만나는 지점을 확대한 이미지입니다.
산각의 높이를 잘못 설정하면 "A" 만큼 간격이 발생합니다.
안경에서 이 간격은 안경 착용 시 눈이 나빠 보이는 모든 역할을 합니다.
1. 허연 테두리를 형성해 싸구려 안경처럼 보입니다.
2. 측면의 파워링을 증가시켜 눈이 나빠 보입니다.
3. 이물질이 쌓이기 쉬워 좀 더 빨리 더러워집니다.
특히 어두운 계열 프레임을 선택할 경우 저 부분은 더 많이 도드라져 보여
눈이 더 나쁜 것처럼 보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눈이 더 나빠졌냐는 말을 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해결방법
해결방법은 위에 적혀 있는 것처럼 안경테의 홈선에 맞게 산각의 높이를 낮게 설정해
안경렌즈를 가공하면 됩니다.
여기에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기존 안경과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각의 깊이를 낮게 설정하면 렌즈와 프레임 간격이 줄어들어 깔끔한 안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위 이미지를 보면 렌즈와 프레임이 만나는 지점에 빈 공간이 너무 많이 남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림을 잘못 그렸을 뿐 ㅜㅜ 실제는 저렇게 빈 공간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두 방식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볼게요.
이렇게 보니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시죠?
저 간격의 차이는 불과 1mm 내외입니다.
하지만 착용자에 따라서 저 거리는 사당과 의정부만큼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안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종 결과물 확인
작업 전 안경입니다.
이 상태로 보면 뭐가 문제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볼게요.
앞서 설명한 내용을 잘 보여 주는 사진입니다.
산각을 길게 만들어 컷팅 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젠 비포 애프터로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좌측은 기존 렌즈 우측 (노란색 인쇄가 묻어 있는 쪽)은 새로 가공한 렌즈입니다.
허옇게 가공된 테두리 두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포 애프터는 이 정도로 하고 최종 완성된 안경 사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안경 가공은 가우디가 가장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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