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그동안 고생한 수험생을 위한 여러 이벤트가 있습니다.
수능 수험표를 지참하면 맛있는 음식을 할인해 주거나 놀이공원 반값 입장권을 준다거나
많은 이벤트를 여러 곳에서 진행합니다.
이 시기에 병원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형수술과 라식, 라섹이나 스마일 라식입니다.
지긋지긋한 안경 탈출.
수능도 bye~ 안경도 bye~.
안경도 같이 졸업
이처럼 그동안 동거 동락한 안경을 내 인생에 있어서는 안 될 악당처럼 만들어 버린 후
다양한 방식으로 수험생들을 유혹합니다.
시간 여유도 있겠다. 정말 그동안 안경 쓰느냐 고생한 나에게 선물도 해주고 싶겠다 싶어
실제로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을 마친 후 라식이나 스마일 라식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을 합니다.
만 20세가 채 되지 않은 나이의 시력교정 수술이라?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신체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은 아이들에게 되돌리기 어려운 수술을 권하는 것이 과연 맞을까요?
제대로 된 자료를 찾아보고 싶어도 모두 안과에서 만든 그럴듯한 변명에 가까운 내용만 잔뜩 노출됩니다.
안과와 안경원은 공생관계에 가깝지만 시력교정 수술과 안경은 정 반대편에 있습니다.
이번엔 안경 입장으로 정 반대편에 서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요 :아래에 나오는 내용은 국내외 논문이나 공증된 기관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근시 진행이 멈추는 시기
근시는 20세까지 진행하다 그 이후 점차 소강상태에 접어듭니다.
좀 더 정확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해외 자료에서 가져온 내용이라 만 나이로 표시됩니다.
근시인 학생이 100명이라고 합시다.
50명은 만 16세가 되면 안정적인 근시 상태 (근시 변화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나머지 50명 중 절반인 25명은 만 20세가 되면 더 이상 시력 변화가 없습니다.
이제 25명 남았네요. 그중 3분의 2는 20대 중반 이전에 근시 진행이 멈추게 됩니다.
나머지 3분의 1은 20대가 끝나갈 시점까지 시력이 조금씩 떨어지다 멈춥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쉽게 얘기하면
친구와 함께 수능 할인 이벤트로 시력교정 수술을 받았다면 둘 중 한 명은
수술 이후 눈이 더 나빠져 다시 안경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둘 중 누구일까요?
안과에서 근시 진행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
물론 안과에서 환자(수술받을 수험생)의 눈 상태를 확인합니다.
수험생이 앞으로 눈이 더 나빠질지 아니면 근시 진행이 멈춘 상태인지 파악해야
수술을 하든 돌려보내든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안과에서는 어떻게 확인할까요?
1. 피를 뽑아 근시 진행에 관여하는 세포를 분석해 판단한다.
2. 눈 내부를 정밀 촬영한 후 근시 변화 여부를 판단한다.
아쉽게도 두 보기는 정답이 아닙니다.
정답은 6개월 이전에 맞춘 안경 도수와 새로 검사한 안경 도수를 비교해
차이가 없으면 안정적인 근시 상태라 판단하고 수술을 진행하게 됩니다.
근시는 주변 환경이나 영양섭취 상태에 따라 어느 기간 동안 변화가 없다가 확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인 경우도 나타 날 수 있습니다.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수술 여부를 판가름하기엔 6개월 시력 변화는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안과에서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한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도 판단 기준으로 잡기엔 부족합니다.
시력교정 수술 후 눈이 나빠진다면?
안과 근무 경력이 없어 검안사로 근무했던 안경사들에게 질문했습니다.
만약 수술 후 시력이 떨어질 경우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어본 결과
"안과마다 다르다."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분 수술 전 동의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수술 이후 나타나는 문제는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는 이상 병원장 재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재 수술할 여력이 있다면 수술을 다시 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콘택트렌즈나 안경처방 등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아쉽게도 동의서로 인해 갑을 관계가 바뀌어 안과 측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위험부담에도 수험생을 수술시키는 이유는?
길게는 15년 보통은 10년 동안 안경에 착취당한 불쌍한 학생들을 하루라도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 일까요?
그래서 수능 끝나자마자 만 20세가 되기도 전에 시력 교정 수술을 하는 걸까요?
라식 라섹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입니다.
수술할 사람은 다했고 안 할 사람들은 죽어도 눈에 칼을 안 될 사람들이라 신규 유입을 늘려야 합니다.
신규 유입을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점"입니다.
안과 의사들 내에서도 이른 시기의 시력교정 수술을 반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선 이런 분들을 경쟁에서 제외시키고 남들보다 먼저 미래의 고객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수험생은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수술 후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 근시 퇴행이나 근시 진행 따위는 아무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결론
그럼 시력 교정 수술 최적의 시기는 언제입니까?라고 저에게 물어본다면
"만약 꼭 수술을 하고 싶다면 25세~ 30세 사이가 가장 적합합니다."라고 답변드리고 싶네요.
이 정도 나이라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더 이상 시력 변화는 없습니다.
부모의 영향을 벗어나 자신의 인생에 책임질 수 있는 나이라 수술 결과도 본인이 감당할 수 있습니다.
너무 늦으면 노안이 곧 다가올 수 있으니 수술할 생각이 있다면 이 정도 시기가 적당합니다.
물론 안경사 입장에서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을 앞두고 고민 중인 상태에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아직 20살이 채 되지 않았다면 조금 더 기다리세요. 1~2년 금방 갑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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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닐 씨, Connon TR. 1985년 미국 공군 사관학교의 굴절 이상 변화. Am J Optom Physiol Opt . 1987;64:344–354. [CrossRef] [펍메드]
4. Lee SS, Lingham G, Sanfilippo PG, Hammond CJ, Saw SM, Guggenheim JA, Yazar S, Mackey DA. 초기 성인기 근시의 발생 및 진행 JAMA 안과. 2022년 2월 1일;140(2):162-169. (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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