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인가? 펜디/ 끌로에 선글라스 도수넣기

만드는 방식이 서로 비슷한 일반 안경과 달리

선글라스는 좀 더 자유분방한 디자인 덕분에 만들기 까다로운 제품들이 많습니다.

특히 두 가지 타입의 산각을  한 번에 구현해야 하는 제품들은 만들기 매우 어렵습니다.

여기에 도수까지 넣어야 한다면 난이도는 매우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이번 선글라스 작업 후기는 혼합산각 선글라스도수넣기 입니다.

 

참고로 산각은 일반 산각 / 평산각 / 역산각으로 나눠지고 대부분 안경은 이들중 하나를 선택해 만들게 됩니다. 

한 때  혼합 산각을 사용한 선글라스가 많이 생산되었는데 안경사들의 지탄을 받았는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더군요.

안경사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입니다.

 

하지만 좀비도 아니고 또다시 제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습니다.

아마 오랜 시간 집 안 어느 곳에 짱 박혀 있다가 갑자기 눈에 띄었겠지요.

유행과는 상관없는 스타일이라 손님은 도수 넣어서 사용하고 싶었나 봅니다.

신기한 것은 근 1년 동안 본 적이 없는 선글라스인데 다른 손님도 비슷한 혼합산각 선글라스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 선글라스 도수 작업의 핵심은 산각을 어느 위치까지 설정하는가입니다.

일반산각으로 쭉 이어지다 어느 순간 평산각으로 가공해야 하는데 위치에 오류가 생기면

렌즈 결합조차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가공은 어차피 기계가 하지만 이런 미세한 설정은 안경사의 몫이라 신중해야 합니다.

 

교차지점 설정이 생명!!

언제나 그렇듯 작업 전 못쓰는 폐렌즈를 사용해 테스트 작업을 합니다.

안경사 짬밥 덕분일까요? 한 번에 성공했네요.

 

작업 결과물을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펜디의 전설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선글라스라고 할 수 있는 FS427AF 입니다.

이 친구를 처음 본 지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여전히 살아서 돌아다니다니... 진정한 좀비 선글라스입니다.

 

이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분은 다행히 안경 도수가 높지 않아 작업이 제법 수월했습니다.

일반 산각과 평산각 조합으로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측면이 오픈된 형태라 렌즈가 조금이라도 작게 가공되거나

산각이 일치하지 않으면 쉽게 빠져 버리기 때문에 보기보다 작업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선글라스입니다.

 

 

 

끌로에 선글라스

펜디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브랜드라 언제 생산된 제품인지 알 수 없지만

느낌상 이 모델 역시 나온 지 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펜디 선글라스 고객에 비해 시력이 좀 더 나빠 렌즈 두께가 더 두껍습니다.

이런 경우 단일 산각으로 작업하되 위치에 따라 산각의 깊이를 조정하면 좀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는 있지만 제대로 만들기 어려운

혼합산각 선글라스도수넣기  작업 후기 끝!!

 

가공은 역시 마포 가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