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이번엔 안경테 이야기입니다.
니콘의 씨맥스 INF를 안경렌즈로 선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메만넨 113 안경테를 최종 선택하기까지 잠시 고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린드버그 모르텐도 사용했지만 뭔가 불편해서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안경은 너무 단조롭지 않았으면 좋겠고, 품질과 착용감 역시 괜찮은 제품을 원했습니다.
주문은 단순했지만 그럴수록 일치하는 안경을 찾기 어렵습니다.
처음으로 보여드린 안경은 마수나가의 새로운 모델 Bay Bridge입니다.
마수나가 안경에서 보기 드문 투 브릿지가 사용된 보잉 스타일인데
보잉의 마초적인 느낌의 디자인과는 결을 달리하는 여리여리하면서 샤프한 모양새가
특징인 안경입니다.
투브릿지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막상 착용해 보면
거울을 한참 쳐다보게 할 정도로 독특한 매력이 있는 안경입니다.
곧 리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두 제품이 끝까지 경합을 펼치다 결국 좀 더 견고한 느낌을 주는 가메만넨 113이 최종 선택되었습니다.
선택한 사이즈는 귀하디 귀한 48. 색상은 실버무광인 TSH 칼라입니다.
가메만넨 113 안경 만들기
혹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분명 작업 전에 썼을 때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렌즈가 들어가고 나서 뭔가 달라진 듯 한...
내가 선택한 안경이 맞나 싶은 느낌?
대부분 렌즈 도수로 인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여러분이 느끼는 그 부분이 어쩌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안경은 작업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탈바꿈을 하게 됩니다.
안경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데모 렌즈를 제거한 후 프레임을 읽는 트레이싱입니다.
데모 렌즈는 형태를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제거되는 순간 안경테는 원래 모양을 잃게 됩니다.
품질이 아무리 뛰어난 안경이라 해도 이 과정에서 조금은 변형됩니다.
이 변형된 상태로 프레임을 읽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프레임을 읽는 과정에서도 약간의 모양 변화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좌우 모양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잠시 아래 이미지를 볼까요?
손님이 선택한 가메만넨 113의 오리지널 가로 사이즈는 48mm입니다.
하지만 프레임을 스캔한 값은 50.3mm입니다.
(참고로 저 수치 표시는 모든 장비에서 가능한 기능이 아닙니다.)
여기서 안경사는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저게 맞는 값일까? 안경테가 눌린 것은 아닐까?
안경 디자이너가 저런 모양을 원했을까?
이 안경에 이런 비율이 잘 어울릴까?
아까 손님이 써 봤을 때 이런 느낌이었나?'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프레임을 다시 읽거나
원하는 값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가메만넨 113은 가로 비율이 그리 크지 않았어.
좌우 폭을 졸 줄이고 위아래 높이를 좀 더 보완해야겠다.'
안경사의 감각이 예리하게 반영될수록 소비자의 만족도는 높아진다는 생각으로
고민하면서 모양을 잡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 앗! 이거다.'라는 느낌이 옵니다.
그 상태로 안경을 만들면 여러분이 안경을 선택할 때 받았던 그 느낌에
최대한 가까운 안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도수로 인해 눈이 작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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