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만원을 포기하고 50 만원을 벌었습니다.
45 만원을 벌은 것 같지만 실제 수중에 들어온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자주 방문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안경을 무척 좋아합니다.
다만 항상 어딘가에서 안경을 구해 갖고 옵니다.^^;
구해오는 안경은 다양합니다.
저도 보기 힘든 특이한 안경부터 언제 생산 된 지 가늠할 수 없는 중고 제품까지...
그래도 안경렌즈 작업은 꼬박꼬박 가우디안경원을 이용해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3개의 안경을 갖고 왔습니다.
2개의 마르쿠스 티 안경과 1개의 린드버그 나우 안경입니다.
이 중 오늘의 주인공은 '린드버그 나우' 안경입니다.
새 제품인 마르쿠스 티 안경과 달리 린드버그 나우는 중고 제품입니다.
아는 사람이 쓰던 걸 줬다고 하는데 아마 중고 거래로 구입한 제품으로 추측 됩니다.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가슴 아픈 경험도 있습니다.
"원장님 이건 어떻게 작업하면 되나요?"
린드버그 나우 안경을 작업하기 전 막내 안경사가 물어봅니다.
"역산각 방식이긴 하지만 일반 뿔테 안경처럼 렌즈 빼면 돼요."
나사가 없는 방식이라 살짝 힘을 줘서 렌즈를 빼는 안경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바로 작업할게요."
그때 문득,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빛의 속도로 떠 올랐습니다.
"잠깐, 작업 멈춰봐...!"
다급한 제 목소리에 막내 안경사가 렌즈를 빼려 던 손을 멈춥니다.
안경을 꼼꼼히 살펴봅니다.
다행히 별 다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괜히 걱정했나?'
다시 작업을 진행하려다 혹시 하는 마음에 밝은 불빛에 안경테를 비춰봅니다.
'어랏?'
뭔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누진다초점 마킹 확인 용으로 제작한 투광기를 켜고 다시 한번 봅니다.
'헉!'
밝은 빛을 쬐니 숨겨뒀던 크랙이 발톱을 드러냅니다.
위로 올라가 1,2번 사진 다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육안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운이 좋으면 렌즈를 뺄 때 테가 부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렌즈를 넣기 위해서는 더 많은 힘을 줘야 합니다. 버틸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7 년 전 쯤 아무 생각 없이 손님의 린드버그 뿔테 안경을 렌즈 교체하다 부러뜨려서
눈물을 머금고 물어줬던...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 악몽이 이번에는 이렇게 도움을 주네요.
아마 조상 신이 돌봐 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손님에게 이 사실을 알려드리고 작업은 깔끔하게 포기 했습니다.
비록 렌즈를 판매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50만원을 손해 보지 않았으니
이게 이득이야? 손해야??? 알쏭달쏭합니다.
여러분 중고 거래가 이렇게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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