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이 쓸데없는 아이디어는
우연찮게 본 동영상에서 시작됩니다.
'저게 될까?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다.'
이 때 까지만 해도 해 볼까 말까? 라는 방아쇠에 손만 얹고 있었는데
군 시절 라이터 불로 군화 광택 내던 기억이 갑자기 오버랩 되면서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네요.
준비물 :
오래 전 이케아에서 구입한 향초 /
흠집이 가득한 오래 된 안경 /
쓸데없는 생각으로 가득찬 행복한 안경사
이 정도 되겠습니다.
우선 작업 전 프레임 상태입니다.
꽤 오래 사용한 뿔테 안경입니다.
광택도 죽고, 백화현상도 진행 중입니다.
촛불을 켭니다.
지나가던 다른 안경사분이 오늘 무슨 날이냐고 묻습니다.
초만 키면 뭔가 특별한 날인 줄 아는 너님을 보고 깜짝 놀란 날이라고 말해 줍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갑자기 경건해 집니다. 제사 지낼 때 주로 초를 켜다 보니 그런가 봅니다. ㅎㅎ
불로 지져야 할 위치를 파악하고 적당한 높이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배운 적은 없지만 높은 온도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은
본능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됐을라나?' 남들이 봤을 땐 10초도 안 지났을 테지만
불안한 마음에 바로 뒤집어 봅니다.
티도 나지 않습니다.
이번엔 좀 더 오래 버텨봅니다.
'타닥' 불길한 소리가 안경테로 부터 들려옵니다.
고열을 견디지 못한 뿔테 안경이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저를 욕하나 봅니다.
예상한 것처럼 뜨거운 불길에 말려 들어가다
끝내 가장 자리가 타 들어간 오징어 마냥 상처가 났습니다.
쉬운 게 아닙니다.
이 글을 보고 해보고 싶은 분들이 있으면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멀쩡한 안경 하나 해 먹고 새로 할 것 아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저는 안경사 입니다.
이왕이면 제가 있는 가우디안경원으로 와 주세요. ㅎㅎ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좀 더 신경 써서 불광을 시도합니다.
그래도 별 효고가 없습니다.
뭔가 빠뜨린 게 있나? 동영상을 다시 살펴봅니다.
가만히 보니 불광을 내기 전 솜으로 안경테를 꼼꼼히 닦아내고 있네요.
혹시 솜에 무언가 발라져 있나?
합리적 의구심에 바를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꺼내 봅니다.
알콜, 휘발유, 아세톤 모두 촛불과 만났을 때 숨겨진 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들 뿐입니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안경테를 잘 닦고 다시 촛불로 지져 봅니다.
처음보다 결과가 좋게 나왔네요.
그렇게 몇 번 반복하다 안경테 다시 태워 먹고
오늘의 '뿔테 안경 불광내기'를 마무리합니다.
따라하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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