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
군대에서 휴가 나온 날 정말 할게 없어 탁구장 가서 2시간 놀았던 기억이 마지막입니다.
그 후로 탁구채를 잡을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15년 쯤 지났고 별 운동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던 중
아파트 카페에 올려진 일요일 오후 탁구 모임 글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나 와도 되고 탁구 라켓도 필요 없다는 글에
할 것도 없고 해서 모임에 참석하게 됩니다.
모임 공지 글에 속았다는 사실은 모임에 참석한 지 10분 만에 알게 됩니다.
대부분 몇 년씩은 꾸준히 친 듯한 실력, 개인 라켓은 기본이고 복장부터 다르더군요. ㅠㅠ
그래도 다행히 처음 온 초보라고 몇몇 분들이 강습 겸 게임을 쳐주더군요.
공 넘기기에 급급한 관계로 재미도 없었을텐데 꾸준히 함께 쳐준 분들 덕분에
무려 3시간 동안 라켓을 휘두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화요일.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팔다리의 움직임과 허벅지 안쪽과 복부 땡김.
그리고 이불로 둘둘 말린 채 발로 밟힌 듯 곳곳의 통증이 오히려 어제보다 더 심해졌네요.
라켓을 휘두를 때 사용하는 근육보다는
떨어진 공을 줍기 위해 수구리고 뛰어다닌 곳의 근육들이 더 힘들어 하네요. ㅠㅠ
공 같고 노는 것은 뭐든 좋아해서 3시간 동안 꾸준히 친 결과가
이런 사태가 올 것을 예감 못한 "나이 불감증" 어서 빨리 벗어나야겠습니다.
vol.2
탁구치고 집에 오는 중 비가 억수로 쏟아지더군요.
간단히 샤워하고 노곤해진 몸을 쇼파에 맡기채 티비를 보고 있는데
서서히 비가 그치더니 그 사이로 햇살이 비추더군요.
서쪽으로 많이 기울기는 했지만 20분 정도는 햇살이 비출 것 같았고
적당한 구름의 양과 비 온 후 맑아진 공기.
'아..오늘 저녁 하늘은 볼 만할 것 같다.'라는 직감에
무거워진 몸으로 카메라를 들고 잠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반은 비가 내리고 반은 해가 비추는 요상한 상황
바람이 많이 불고 습한 기운이 막 올라가면서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에 구름이 걸쳤네요.
뭉실뭉실한 구름 위를 유유자적 떠가는 비행기를 담아 봤습니다. 잘 보이시나요?
행복한 안경사만의 확대 서비스~!!
집에서 이쯤 찍고 카메라를 둘러 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진 찍으러 호수가로 이동 중 (호수라기 보다는 저수지가 아파트랑 붙어 있어요.^^)
확 몰아닥친 빗줄기는 근래 보기 드문 구름을 쫙 펼쳐 놨네요.
집에서 꾸물거린 덕분에 해가 산 너머로 사라져 버렸네요.ㅠㅠ
'난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가려져 있을 뿐' - 태양-
그나마 완전히 지지는 않았는지 서쪽 하늘은 아직 밝은 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덕분에 빠알간 석양 빛을 곱게 남겨 주셨구려~!!
이번에도 아름다운 석양을 가로 지르고 있는 비행기를 찍어 봤습니다. 잘 보이나요???
두번째 확대사진 서비스~!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떠가는 오리 한 마리
"내가 멋지게 찍어 주 오리~!"
이렇게 보니 굉장히 큰 호수처럼 보이네요.ㅎㅎ
탁구치고, 사진찍고, 올라가서 밥먹고, 밥먹다 티비보고..그러다 잠들고...
알차게(??) 보낸 일요일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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