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를 괴롭힐 목적으로 만든 것 같은 텐아이반 무테 작업후기

혹시 여러분은 이런 고민 한 적 없습니까?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안경테가 너무 맘에 드는데 내가 다니는 안경원에서 렌즈 작업을 안해주면 어떡하지?'

'나는 도수가 높은데 저 안경이 작업이 가능할까?'

'여기 안경원은 테가 많아서 좋은데 렌즈 가공이 별로인데 다른곳에 의뢰해도 될까?'

 

이런 고민들은 모두 안경렌즈 가공에 대한 불안함 때문입니다.

아래 텐아이반 작업 후기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것입니다.

 

 

휴무를 마치고 출근하니 단골 손님이 텐아이반 무테안경을 구해와서 작업을 의뢰했다고 하네요.

번쩍거리는 텐아이반 케이스를 살며시 열어보니 만만치 않게 생긴 안경테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게 작업이 가능할까?'

 

겉보기에는 안경렌즈가 견본 렌즈보다 두꺼우면 작업이 안될 것처럼 생겼습니다.

 

손님은 -7디옵터정도 되는 고도근시라 렌즈 두께가 작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고민했는데

막상 풀어보니 렌즈 두께는 상관없는 방식이더군요.

대신 겁나 복잡하고 정밀도를 요구하는 안경입니다.

 

'어떻게하면 이 안경을 만드는 안경사를 괴롭힐 수 있을까?' 라는

고민 끝에 나온 안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사용되는 부속중 일부를 찍은 사진입니다.

안경 렌즈 한쪽에 무려 12개의 부속이 사용됩니다. 그러지마~ 이러다 다 죽어.

나사캡에 각인된 '10' 이라는 숫자가 텐아이벤의 위엄을 느끼게 해줍니다.

 

 

안경원에서 무테 제작 시 렌즈에 구멍은 뚫는 방법은 딱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안경사가 직접 전동 드릴로 뚫는 수동방식  구멍까지 뚫는 가공장비를 사용하는 자동방식.

수동방식은 안경사의 경험과 당일 컨디션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에 비해 자동방식은 장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사전 리허설(?)로 좀 더 완벽한 가공을 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속 렌즈 구멍은  3번정도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얻은 완벽한 크기와 위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이 구멍의 크기와 위치가 왜 중요한지 다시한번 설명드릴게요. 

 

 

정확한 크기의 구멍을 얻었으면 각종 부속을 결합하면 됩니다.

자잘하지만 꼭 필요한 부속을 각각의 위치에 넣어서 결합하면 조립은 마무리 됩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어요.

 

 

 

앞에서 언급했던 안경렌즈에 구멍 위치와 크기가 왜 중요한지 다시 이야기해 볼게요.

무테에는 플라스틱 와셔가 사용됩니다.

플라스틱 와셔는 날카롭고 딱딱한 무테의 금속볼트와 플라스틱 안경렌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풀림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작업을 건너 뛰는 경우도 많습니다.

각설하고...

 

드디어 가우디안경원의 기술력을 보여 줄 차례가 되었네요. 

 

 

렌즈에 구멍을 뚫을 때 플라스틱 와셔의 두께를 고려해 크기를 설정합니다.

볼트 두께보다 좀 더 크게 뚫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확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영업비밀 하나를 공개합니다.

못쓰는 안경렌즈에 0.1mm 단위로  구멍을 5개 정도 뚫습니다.

와셔의 너비가 2mm정도라고 생각되면 1.8mm 1.9mm 2.0mm 2.1mm  2.2mm 의 구멍을 뚫어서

와셔를 직접 넣은 후 가장 완벽하다 생각하는 크기로 작업합니다.

엄청 귀찮은 작업이지만 이렇게 한번 해두고 기록해 두면 각 와셔 별 최적화된 구멍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조금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각각의 부속이 위치를 잡았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뿌둣하네요. 

 

 

작업 시간이 다른 안경에 비해 오래 걸렸지만 완성도 높은 안경이라 만들어 놓고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조악한 품질을 무테안경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맘에 안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안경은 모르겠지만 무테안경은 최소 10만원 이상 되는 제품으로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일반 안경에 비해 충격에 약하고 파손시 다칠 위험성이 높아 품질이 보증되는 제품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다양한 각도록 찍은 사진을 끝으로 이번글은 마무리할게요.

아, 마지막 사진에 행복한안경사의 비장의 무기가 담겨 있습니다. 꼭 보고 가세요.

 

 

완성된 사진을 보니 저랑 비슷한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일반 안경테가 아니구나.

이래서 텐아이반 텐아이반 하는구나.

그래서 가격이 그렇구나. 

나도 다음에는 가우디 안경원에 작업을 의뢰해야 겠구나...ㅎㅎ

 

그 생각에 결정타를 날릴 마지막 사진입니다.

렌즈 캡에 각인된 텐아이반을 상징하는 숫자 "10" 을 정확하게 정렬해서 마무리했습니다.

정렬시켜 놓고 보니 완성도가 10배는 더 올라간 것 같지 않나요? 

 

 

가우디안경원의 무테 만드는 과정은 아래 글에 나와있어요.

자주 볼수 있는 내용이 아니니 구경하고 가세요.

 

 

정교함이 요구되는 실루엣 무테안경 작업과정

 위 링크는 제가  수동으로 작업하는 방법을 기록한 글입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실루엣 무테안경 작업과정- 제 1탄

 이 글은 자동 가공장비를 활용해서 무테안경을 만드는 과정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