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변경?? 행복한 안경사

안경사로 살아온지 어언 15년.

과연 이일을 하지 않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4월 20일 모든 준비는 끝났다.

뭐든 처음이 힘든 법이다.

과거에 잠시 해 본 경험이 있지만 

시간의 흐름속에 희미한 기억마저 흩어져 버렸다.

처음과 다를 바 없다.

가장 먼저 전문가를 초청했다.

흔해 빠진 자신감은 독이 될 수 있다.

모르는 것은 결코 부끄럽거나 죄가 아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도 능력이다.

막상 시작을 하려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이템을 선정해야 하는데 

아는것이 없으니 무엇부터 손을 대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결국 전문가의 도움으로

4가지정도의 아이템을 선정했다.

15년 동안의 반복된 일상은 몸뚱아리를 안경사로 최적화 시켜 놓았다.

익숙치 않은 몸놀림은 버거웠고

팔과 다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오로지 새로운 일에 대한 열정으로 버틸 뿐이었다.

 

몸이 고된 것과는 상관없이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와 함께 조금씩 지쳐갔고 너무 욕심을 낸 것은 아닌지

내 결심에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되돌아 갈 수 없었다.

이를 악물고 버틴 덕분일까?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결과지만

나름 성과가 있었다. 

제법 그럴싸한 결과물을 보고 있으니 몸이 신호를 보냈다.

아~ 식사시간이 한참 지났구나.

어차피 하루만에 끝날 일이 아니다.

적어도 6개월 이란 시간이 지나야 

노력의 결실이 보인다. 

끝에 가서 웃을 수 있는자.

그게 나였슴 좋겠다.

분위기에 휩쓸려 동물농장...아니 주말농장을 분양 받았습니다.

막상 할려고 하니 막막하더군요.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던 차... 

더이상 미루면 안된다는 장모님 말씀에

큰 맘먹고 지난 일요일 농사를 짓고 왔습니다.

결혼 5년차 

여전히 어려운 장모님과 단 둘이 땀 흘려 가꾼 농장입니다.

아이템은 토마토, 상추, 고추, 강남콩...그리고 부추 되겠습니다.  

장모님은 열심히 흙 고르고 사위는 열심히 옆에서 응원하면서 사진찍고..ㅎㅎ

농장 평수는 5평입니다. 

상당히 적은 평수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하는데 무려 5시간이나 걸리더군요.

농사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주말 농장 운영하는 분이 모종이 말라가는데 사는 사람이 없다고 그냥 떠 넘긴

상추와 치커리...마침 짜투리가 남아서 심었는데 잘 살아날지는 의문이네요.

군 제대후 처음으로 곡갱이와 삽자루를 들었더니

하루 지난 오늘 여기저기 멀쩡한 곳이 없습니다.

아~ 이렇게 나이 들어가나 봅니다.

고추심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오늘이 아니면 언제 심을 지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심었습니다. 

좀 더 자라면 지주심어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 잘 자라줄 지 모르겠네요.

 

마무리된 행복한 안경사의 주말 농장.

왼쪽 가장자리엔 강남콩이 예쁘게 심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안경사는 콩을 못 먹는다능...

가운데 비어있는 곳에는 고구마를 심을 예정입니다.

고구마는 5월 중순쯤 심어야 한다는군요.

가끔 블로그를 통해 행복한 안경사의 주말 농장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짜식들~ 잘 자라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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