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안경을 잘 쓰지 않는다고 했다.
평소엔 하드렌즈를 착용하고 집에서만 안경을 낀다고 했다.
하지만 인생에서 렌즈를 착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그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렌즈가 불편해 안경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마지막안경은 언제 맞췄나?'라는 질문에
'4년 전, 5 년 전? 더 됐나?'
답이 오락가락할 정도로 꽤 오래전 안경이라
낡고 많이 망가진 상태였다.
그나마 도수가 높아 작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택한 덕에 그다지 촌스럽게 보이진 않았다.
얼굴이 작았다.
성인이지만 성인 안경을 추천하면 아빠 안경을 쓴 꼬마 아이처럼 안경이 남아돌았다.
물론 성인 안경 중 작은 사이즈 안경도 있지만
안구가 작아지는 만큼 브릿지 길이가 길어지는 탓에
어떤 안경을 쓰든 헐렁한 느낌은 마찬가지였다.
요즘 아이들은 성숙하다.
캐릭터가 새겨진 알록달록한 안경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벗어던진다.
대신 부모나 연예인이 착용한 안경 쓴 모습에 본인을 투영시켜 선택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젠 아이들 안경이나 어른들 안경이나 디자인이 비슷하다.
마치 60대 어른들의 안경이나 20대의 안경이 구별이 없어진 것과 같다.
시각적으로 성숙한 아이들을 위한 안경의 외관은 성인 안경과 별 반 차이가 없다.
다만 골격크기는 고려해야 하기에 사이즈 조정이 들어간다.
성인용 안경과 가장 큰 차이는 브릿지 길이가 짧다는 것이다.
안구 사이즈가 똑같은 45미리 안경이라 해도
성인안경은 브릿지를 23미리 정도로 만드는 반면
주니어 안경은 18미리 이내로 만들어 전체크기를 조정하는 식이다.
답이 나왔다. 성인이지만 골격이 작은 (얼굴이 작은) 사람은
주니어들을 위해 만든 안경이지만 디자인은 성인 안경과 다를 바 없는 안경테를 선택하면 된다.
안경 도수까지 높다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글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사진으로 확인해 보자.
안경만 놓고 보면 성인을 위한 것인지 주니어를 위한 것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주니어 안경이라는 선입견만 버리면 얼굴 작은 고도근시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 매우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오랜 시간 착용한 안경과 도수 차이가 꽤 심하다는 것.
현재 착용하고 있는 안경은 양안 모두 근시와 난시가 -7.50 -1.25인데 새로 바뀐 안과 처방은
-8.75 -2.00 으로 근시는 5단계 난시는 3단계 이상 높여버렸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왼쪽은 기존 도수와 별 차이가 없고 오른쪽으로만 큰 변화가 있다는 점.
손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시험착용을 한 결과 오른쪽은 도수를 좀 더 낮추기로...
최종 안경 도수는 -8.00 -2.00 / -7.75 -2.00 으로 결정되었다.
좋은 안경은 가우디가 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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