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이상하죠?
시력변화도 아니고 안경이 망가져서도 아닌 친절이 어떻게 누진다초점안경을 바꾸게 만들었을까요?
50대 남자 손님이 가우디안경에 방문했습니다.
한창 바쁠 때라 바로 응대하지 못해 잠시 기다려달라 말씀드린 후 일을 마무리하고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안경을 꽤 오래 썼는지 렌즈는 이미 상할 대로 상해 있었고 안경테도 요즘은 보기 어려운 작고 폭이 좁은 사각 금속 안경이었습니다.
무난한 안경을 오래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공통된 특성이 있습니다.
새로 교체할 때도 비슷한 안경으로 하길 원한다는 거죠.
마치 스티브 잡스의 아이코닉한 패션처럼 변화를 주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귀찮아합니다.
이런 유형의 손님이 오면 아주 쉽게 판매가 이뤄지거나 아주 쉽게 그냥 가버리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손님이 쓰던 안경과 같거나 비슷한 게 있으면 전자.
그렇지 않으면 후자의 결과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워낙 오래된 타입의 안경이라 저희 가우디안경원에는 원하는 제품이 없더군요.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는 안경사 홍진영입니다.
행복한 안경사라고도 하죠.
손님에게 사실대로 얘기합니다.
"오래전 타입이라 저희 매장에는 원하시는 테가 없네요.
대신 손님에게 잘 어울리는 테를 한번 찾아볼 테니 이번 기회 이용해서 분위기를 바뀌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다고 해서 기존 안경과 너무 동떨어진 타입은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안심과 기대를 담아 제안을 했고 다행히 손님은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손님의 시간에서 행복한안경사의 시간으로 넘어왔습니다.
마음이 열린 고객에게 원하는 분위기의 안경을 그에 맞는 근거로 추천해 드리는 것은
제 전문분야라 생각보다 쉽게 테 선택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마 비슷한 테가 없다는 이유로 몇몇 안경원에서 제대로 상담조차 받지 못한 게 선택을 더 쉽게 해 줬을 수도 있겠네요.
다행히 제 응대가 맘에 들었던지 선글라스도 추가로 맞췄습니다.
모든 업종이 마찬가지로 한 분야에 오래 근무하다 보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뇌는 "어림짐작"이라는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일종의 선입견이죠.
저런 안경을 쓰는 사람은 깐깐하고...
안경테도 싼 것만 찾을 것 같고..
상담을 오래 해도 안 사고 그냥 갈 것 같고..
이런 어림짐작은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본인을 틀 안에 가둬 사고 반경에 제한을 걸어두기도 합니다.
뇌와의 싸움은 언제나 힘들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합니다.
결론은 친절은 누진다초점안경과 누진다초점 선글라스를 사게 만든다?입니다.
제목도 이상하고 결론도 이상하네요 ㅎㅎ
안경테는 헤지스 티타늄 안경입니다.
렌즈는 호야사의 밸런시스 굴절률 1.67을 사용했습니다.
가공은 저와 미스터블루 선 앤 스포츠가 한 팀을 이뤄 진행했습니다.
무난한 안경이라 작업 중 특이사항은 없었네요.
착용하고 왔던 안경은 양쪽이 다른 사양의 렌즈가 들어 있더군요.
다초점은 렌즈 특성상 양쪽이 다른 사양일 경우 적응이 쉽지 않아 보통 한 쌍으로 판매되는데
왜 그렇게 작업이 된 건지??
손님에게 물어봐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하네요.
위 사진을 보면 양쪽 도수 차이가 상당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렌즈는 같은 굴절률의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언제나처럼 안경은 깔끔하게 작업되었고
꽤 상태가 안 좋은 안경을 오래 착용한 탓에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셨네요.
다초점렌즈로 선글라스 작업한 내용은 다음글에 올리겠습니다.
친절한 상담과 완벽한 가공은 역시 가우디안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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