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금자안경에 시저플립을 맞추기 위해 손님이 방문했습니다.
시저플립 작업을 위해 착용 중인 안경을 받았는데 행복한안경사의 마음이 뭔가 불편해집니다.
'이 불편함은?'
안경 모양이 좌우가 다릅니다.
금자안경에 도수도 매우 높아 렌즈도 만만치 않은 가격을 주고 구매했을 텐데 이 퀄리티는 무엇?
이렇게 볼품없이 만들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제가 다 안타깝더군요.
평소에 이런 안경을 만나도 손님들에겐 따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모든 안경원이 좋은 장비를 갖출수도 없고 나름 사정이 있지 않을까 하고 그냥 넘어가는 편입니다.
하지만 시저플립 제작의뢰라 얘기를 안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시저플립 렌즈는 좌우를 동일하게 제작합니다.
하지만 손님 안경은 좌우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사이즈를 좀 더 크게 제작해야 합니다.
물론 양쪽 모양을 다르게 만들 수 있지만 안경과 달리 색상이 들어가는 렌즈라 좌우 모양이 다르면 상당히 어색해집니다.
양쪽을 동일하게 작업할게요"
손님은 자신의 안경모양이 대칭이 안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차린 듯 당황해하면서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저희는 하는 일이 이런 거라 바로 알아차리지만 일반 사람들은 분간하지 못할 거예요.
좌우 모양 다른 것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여태 잘 사용하셨잖아요."
당황해하는 손님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위로?를 하고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시저플립을 찾아가면서 본인의 안경을 계속 쳐다봅니다.
"정말 안경사님이 얘기하니까 차이가 심해 보이네요. 왜 전에는 몰랐을까요?"
뭐든 알고 나면 더 잘 보이고 더 신경 쓰입니다.
괜히 얘기했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도 전문가가 해야 될 일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계속해서 신경이 쓰일 거예요.
다음번 안경 맞출 땐 좌우 똑같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시면 좀 더 신경 써서 작업해 줄 겁니다.
아니면 저희 안경원에서 맞추셔도 됩니다."
이 손님이 또 다른 금자안경테를 가지고 가우디안경원에 방문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난 후라 이 분이 그 손님인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안경도수를 확인하기 위해
안경을 건네받는 순간 그때의 불편함이 또다시 작동하면서 바로 기억이 소환되더군요.
"아, 이 안경은 그때 그 안경이네요. 손님은 못 알아보겠는데 안경 보니 바로 알겠습니다."
"네, 말씀해준 뒤로 계속 신경 쓰여서 새로 하기로 했어요. 바꿀 때도 됐고."
그래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물론 좌우 대칭은 기본이고요.
사용한 안경렌즈는 자이스 클리어뷰 렌즈입니다. (굴절률 1.74)
완벽한 안경을 만들기 위한 가우디안경원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가우디안경원에서 안경테를 구입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의 안경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안경렌즈 가공은 가우디안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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