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유명 안경카페에서 추천을 받고 가우디안경원에 방문한 손님이 있습니다.
나이는 20대 후반인데 확고한 자기 주장과 철학을 갖고 있는 매력만점 손님입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 일본에서 본 안경을 어렵게 구해 렌즈를 교체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깜짝 놀랄 말을 합니다.
이 말을 20후반의 남성에게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손님이 어렵게 구한 안경테는 "줄리어스 타르트"에서 만든 아넬 안경입니다.
아넬 형 안경 전성시대입니다.
타르트옵티컬, 줄리어스타르트, 하만옵티컬, TVR 등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정도로 여기저기서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아넬형 안경에 대해 엄청난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 끝까지 파고 들어가 봤는데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결론과 함께 갑자기 애정이 식었어요.
간혹 아넬 안경을 갖고 오는 분들이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손님들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안경의 브랜드와 스토리가 주는 환상을 지켜주는 것도 안경사의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아,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샜네요.
보통 안경테를 손님이 가져오면 안경사가 할일 하나가 줄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두 가지가 더 늘어납니다.
하나는 올바른 선택이 아닐 경우 안경을 다시 추천하거나 피팅으로 해결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안경테에 맞는 안경렌즈를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안경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손님의 몫인 반면 올바른 착용상태로 만드는 것은 안경사의 몫입니다.
이 과정에서 안경 피팅을 하는데 손님은 오리지널 상태로 쓰기를 원했습니다.
앞서 소개한대로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분이라 손님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안경렌즈 추천은 시력검사를 할 때부터 어느정도 정리가 됩니다.
시력검사 결과가 나오면 렌즈를 마음속으로 정하고 그에 맞는 안경테를 추천합니다.
다시 말해 손님의 안경도수를 고려해 안경테를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난시가 심할 경우 비구면 계열로 추천하는데 비구면 렌즈는 커브가 적어 평평합니다.
굴곡진 안경테를 피해 평평한 커브를 갖고 있는 안경테를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이 손님도 마찬가지로 난시가 매우 높습니다. 근시도수도 -5디옵터 정도 됩니다.
일반적인 렌즈를 사용할 경우 렌즈가 너무 평면처럼 나와 손님이 가져온 테에 사용할 경우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다행인 점은 안경테에서 확고한 철학을 보여준 것과 달리
안경렌즈 추천은 행복한안경사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시더군요.
행복한안경사의 최종 결정은 칼자이스의 슈퍼브렌즈 입니다.
내면 비구면 설계라 난식정에 최적화 되어있고 일반 비구면 렌즈에 비해 자연스러운 커브를 갖고 있어
뿔테안경에 최적화된 안경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일한 단점은 일반렌즈에 비해 다소 비싸다는 것 정도...
하지만 안경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안경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만든 안경입니다.
프레임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렌즈가 너무 작지도 않게 가공되었고
난시도수가 매우 높아 렌즈 수평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도 중요한 안경입니다.
도수로 인해 눈이 나빠 보이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해 파워링 감소 가공도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손님은 "이번에 맞추면 평생 쓸거예요." 라는 말로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설마 진짜 그럴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잘 만들어 드렸으니 오래오래 사용하세요.
보통 70~80세 어르신들 한테나 들었던 말이었는데...
'안경작업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이스유리렌즈로 작업한 가메만넨 131 안경 (0) | 2020.10.27 |
---|---|
하얗게 불태운 -16디옵터 가메만넨 안경 만들기(feat.자이스 란탈) (0) | 2020.10.24 |
눈을 위한 에너지 드링크 니콘bluvplus 안경렌즈 (0) | 2020.10.12 |
2주 동안 무테안경 3개를 맞춘 손님 이야기 (0) | 2020.09.27 |
눈 덜 작아 보이는 고도 근시 안경 만들기 "래쉬 제프" (0) | 2020.09.11 |
안경렌즈 가격 때문에 갔던 손님이 다시 온 이유 (2) | 2020.08.26 |
받는 사람이 의외로 좋아하는 시오리 돋보기 안경 (0) | 2020.08.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