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것을 없애버리는 빅터앤롤프 뿔테 안경 수리

있는 것을 없애는 것과 없는 것을 있게 만드는 것 중 어느 게 더 힘들까요?

없는 것을 새로 추가하는 것은 내 의지를 위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있는 것을 없애는 것은 제작자의 의도 + 의뢰인의 생각 + 본인의 감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훨씬 더 어렵습니다.

빅터앤롤프 뿔테안경 수리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수리보다는 안경리폼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의뢰하신 분은 투브릿지 형태의 안경을 일반 브릿지 타입으로 변경을 원했습니다.

투브릿지 타입도 부담이 되는데 거기에 골드메탈 장식까지 있으니 너무 과하다고 느꼈나 봅니다.

이런 작업은 구조적인 문제만 없으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상단 브릿지 제거 시 안경이 쉽게 뒤틀린다거나 내구성이 떨어진다면 작업 불가입니다.

다행히 그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이젠 디자이너의 의중을 파악해야 합니다.

멀리서 바라 봤을 때 안경의 분위기를 먼저 확인하고 디테일한 디자인을 확인합니다.

사각 타입이지만 교차되는 부분을 부드럽게 마무리해서 딱딱하고 강한 느낌을 중화 시키고 있습니다.

상단 브릿지를 단선으로 깔끔하게 잘라낼 경우  미간 사이로 보이는 프레임의 존재감이 두드러져 

디자이너의 의중과 조금은 멀어질 것 같습니다.

다른 사각 코너와 동일하게 절단 후 부드럽게 살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자르고 다듬고 광택내고...

맘에 안 들면 다시 다듬고 광택내고...

그렇게 한참을 만지작 거리다 보면 디자이너 +의뢰인 +본인이 원하는 모양이 짠 하고 나타납니다.

 이렇게 말이죠.

비포 애프터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