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주말 농장에 들릴 때마다 고구마가 걱정 되더군요.
농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주 들리는 것도 아니라
고구마 잎이 까맣게 변질 때마다 그리고 고구마 줄기보다 잡초들이 더 우거져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흙 속에 들어 있는 고구마들의 안부가 궁금했습니다.
보통 고구마는 10월 초에 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10월은 꽤 많은 일로 인해 도무지 주말 농장에 갈 시간이 없더군요.
다행이 오랜만에 시간 여유가 생겼습니다.
고구마를 캘 목적 보다는 바람도 쐴 겸해서 주말 농장에 갔습니다.
그래봤자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입니다.^^
가을 걷이가 모두 끝났는지 주변 주말 농장들이 모두 초토화 되어 있더군요.
우리 농장도 마찬가지더군요. 여름 내내 비타민을 공급해준 방울 토마토
그리고 감당 못할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려있던 고추도 많이 말라 버렸더군요.
더욱 가관이 것은 고구마 밭.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하게 고구마 잎사귀와 줄기가 말라 있더군요.
줄기를 잡아 당겨 봅니다. 매달려 있는 고구마가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맘에 곡괭이로 땅을 파 봅니다.
손가락 정도 굵기의 고구마 몇 개가 나타납니다.
"아,역시 망했다."
아쉬움에 여기저기 곡괭이로 팍팍 땅을 파내고 있는데
뭔가 다른 느낌이 옵니다.
거대한 고구마 하나가 곡괭이로 몸이 반 쯤 잘려 나간 채 나 뒹굴고 있더군요.
그리고 주변으로 그와 비슷한 굵기의 고구마들이 서너 개 더 나옵니다.
조심 조심 손으로 흙을 걷어내고 거대한 고구마를 끄집어 냅니다.
"심봤다~"
거대한 고구마들이 막 쏟아져 나옵니다.
여길 파도 저길 파도 온통 고구마입니다.
한참을 캔 것 같은데 전체 밭은 10분의 1도 안되더군요.
'하~! 농사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대충 먹을 정도만 캐내고 나머지는 다음으로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혹시, 수원에 사는 분들 중 고구마 먹고 싶은 분 없나요?
그냥 우리 농장 가서 캐 가세요..^^
그나저나 간 만에 곡괭이 질 좀 했더니 몸 상태가 메롱이네요.
아..삭신이 쑤셔 죽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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