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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기록적 폭우 속 퇴근 일기

행복한안경사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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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안경사
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12,000일 채우고 은퇴할 생각이니 그날까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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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원에서 마포로 출퇴근 합니다.

동작대교를 건너 이수와 사당을 거치는 퇴근길을 몇년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80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과  그 시간에 제가 당첨되었습니다. 허허허!!!


1. 주차장에서 차를 갖고 나올때까지 비 많이오네.  라는 생각뿐이었음.

작년 폭설 때를 제외하고 비 때문에 문제가 생길 거라곤 1도 생각 못했음.

2. 동작대교를 건너 이수교차로를 돌자마자 차량 정체 시작.

3. 막혀봤자 신호 한 두 번이면 통과하는 길인데 10분 넘게 움직일  생각을 안함.

4. 대기 중에 도로에 물이 점점 차오르는게 눈에 보임.

차선이 안 보이더니 앞에 있는 차들 바퀴가 조금씩 물에 잠기기 시작

5. 인터넷에 여기저기 물에 잠긴 차량 사진들이 올라옴.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

6.버스 전용차선으로 이동해서 겨우 위험 지역 벗어났나 싶었는데 또 다른 침수지역이 눈앞에 나타남.
기록적 폭우를 기록한  동작구  그 장소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워짐.

7. 차체가 낮아 갈수 있을지 없을지 잠시 고민했지만 가만 있어도 어차피 결과는 마찬가지라 통과하기로 결심.
겨우겨우 지나고 있는 데 맞은편 버스가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가 오고 있음.

간발의 차이로 겨우 피함.  버스가 만들어낸 파도(?)랑 만났으면 큰일날 뻔.

8. 천만다행으로 무사 통과해서 조금 높은 위치로 이동했지만 차량은 여전히 정체 중
참고로 동작 ㅡ이수 ㅡ사당으로 이어지는 길은 2킬로도 안되는 직선도로임. 
거의 30분동안 동작에서 이수역도  못감.

9. 갈등이 시작됨.  집에 갈 수 있을까? 포기하고 근처에서 숙소를 잡아볼까?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사당역 사거리가 통제되는 탓에 정체되고 있다고 판단 귀가 포기.

10. 정체 속에서 숙소 급 검색. 
가장 가까운숙소 확인후 전화로 빈방 확인.

게다가 주차장 까지 있다고 함.

150 미터만 가면되는데 차들은 여전히 움직일 생각을  안함.



11. 도로에서 겨우 빠져나와 시장길로 진입 (태평백화점 뒷길)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또 한번 우리 부부를 절망으로 빠트림

물이 무릎 위까지 올라온 도로를 사람들이 힘겹게 걸어다니고 있음. 

일방통행급 도로에 뒤따라온 차량으로 인해 진퇴양난에 빠짐.

 

12. 결국 그 자리에 주차하기로 결심함.
물이 더 차오르면 차가 침수될지도 모르지만 방법이 없음.
그나마 여기까지는 해피엔딩.


13. 숙소를 향해 와이프랑  험난한  여정을 시작함. 

낯선 장소라 네이버 지도에 의존해서  숙소를 찾아야 함.


14. 억수로 쏟아붓는 비에 스마트폰은 원하는대로 작동 안하고 무릎 위까지 차오른 도로를 걷는 것도 힘들고 와이프도 신경써야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숙소를 찾아감.

15. 비에 쫄딱 젖어 방에 들어가면 이 고생이 끝이다 싶었는데...
그새 방이 다나감. ㅜㅜ 

빈방 있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숙소 사장에게 따지려 했지만 내 뒤로 줄줄이 빈방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보고  포기 

16. 집에도 갈 수 없고 길에서 잘 수도 없어 다른 숙소 검색.

가장 가까운 숙소까지 최소 300 미터. 그 험난한 길을 다시 지나가야 함.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방이 있다고 보장할수 없음.

전화해서 계좌이체 할테니  방 잡아달라고해도 와서 결제하라는 말 뿐이고...

17. 운에 맡기기로 하고 다시 비가 퍼붓는 그 길을 와이프랑 함께 출발.

18. 중간에 은행 현금지급기가 눈에 보임.
그냥 저기서 버티다 길이 뚫리면 출발할까? 살짝 고민했지만 언제 그칠지  모르는 비에 포기하고 가던길 계속 감.

19. 겨우 겨우 두번째 숙소 도착.
두번째 숙소답게 여기도 품절!
현급지급기가 다시 생각나던 차에
군대 근처에서 흔히 볼수 있는 낡은 여인숙같은 불꺼진 모텔 간판을 발견함.

20. 영업 안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할머니 한분이 카운터를 지키고 계심.
그리고 더 다행히 빈방이 있었음.
4만원에 뜨거운물 나오고 에어컨도 있는 방을 잡음.

21. 그 이후로도 계속 퍼붓는 비와 지속적으로 울리는 대피 경보에  잠은 거의 못잤지만 차도 무사했고 길도 뚫여서 아침 일찍 집에 도착.

숙소 도착하자 마자 벗어놓은 침수당한 바지

 

 

아침 일찍 퇴근(?)한 행복한 안경사는 출근을 포기했다고 한다. 

여러분 비 피해 입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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