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서 7년 만에 찾아온 고객이야기

조제실에서 안경을 만들고 있을 때

누군가 가우디안경원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직원들도 있는 탓에 신경 안 쓰고 작업에 몰두합니다.

 

그때 들리는 고객님 목소리

"자카르타에서 왔습니다."

 

다짜고짜 자카르타에서 왔다는 손님의 말에 직원들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재빠르게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러 나갔습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누진다초점안경을 다시 맞추기 위해 멀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오랜만에 방문한 손님의 안경 작업 후기입니다.

 

 

 

 

며칠 전 카톡으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자카르타에서 곧 한국에 도착해 안경을 맞추러 갈 테니 주소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가우디 안경원의 주소 (서울시 마포구 대흥로 89)를 알려드렸습니다.

 

"원래 주소가 경기도 아녔나요?"라고 묻더군요.

2015년도에 서울로 옮겼다는 말씀을 드리고 새로운 주소로 방문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침 거주지가 서울이라 가까워졌다고 좋아하시더군요.

그렇습니다.

무려 7년 만에 안경을 새로 맞추기 위해 찾아오신다는 겁니다.

 

일정이 확실치 않지만 며칠 이내로 방문한다고 하길래

'자카르타'에서 오셨다고 말씀해 주시면  제가 상담해 드리겠다고 알려드렸더니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동시에 "자카르타에서 왔습니다."라고 

씩씩한 목소리로 외쳐주신 겁니다. ㅎㅎ

 

7년 전에 구매한 안경은 피오비노 3002와  호야렌즈의 라이프 스타일 V+ 로

안경테와 안경렌즈 모두 가성비와 내구성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꿀 조합입니다.

손님 역시 외국에서 사는 동안 잔고장 없이 잘 사용했다는 것에 대단히 흡족해했습니다.

 

이번엔 기존 스타일을 벗어나 금속 안경으로 바꾸고 싶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왜냐하면 울템의 내구성을 따라갈만한 금속 소재를 찾는 게 쉽지 않거든요.

 

사실 7년 동안 안경이 별 문제없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괜히 혼자 고민 고민하면서 어렵게 안경테를 추천해 드렸네요. ㅠㅠ

 최종 결정한 안경테는 피오비노와 같은 브랜드인 블리스의  AT-BL187입니다.

 

이 안경은 블리스에서 만든 하이엔드 라인 제품입니다.

전면부는 용접이 없는 일체형 티타늄으로 만들어졌고

안경다리는 블리스의 대표 소재라 할 수 있는 울템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하면 내구성은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용접이 없는 일체형 티타늄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보통 안경 전면부는 좌우측 림과 브릿지를 따로 제작 후 용접을 해서 만듭니다.

 

출처 : 핀터레스트

그래서 용접의 수준에 따라 안경의 퀄리티가 결정됩니다.

하지만 일체형 금형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용접 없이 작업할 경우 제품마다 균일한 품질은 물론

용접 타입의 안경에 비해 변형이 적고 내구성 높은 안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안경렌즈 추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눈과 동기화가 끝난 오래된 안경렌즈를 단번에 만족시키긴 어렵습니다.

몇 년 동안 타고 다니던 구형 자동차를 최신 시스템이 장착된 신형 자동차로 바꿔도

당분간 어색하고 불편한 것과 같은 이유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1. 최소 기존 사양보다는 높을 것 

2. 빠른 적응을 위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제품

 

저는 다초점 안경  렌즈 교체 시 위 두 가지 사항은 가급적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최종 선택한 안경렌즈는 같은 호야렌즈의 "라이프 스타일 밸런시스 KR"입니다.

 

라이프스타일 V+와 밸런시스 KR은 모두 호야의 양면복합 누진 시리즈입니다.

태생이 비슷하다 할 수 있어 상호 호환이 용이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밸런시스 KR은 한국인 데이터를 적용했고

최근 사용량이 많은 디지털 기기에 좀 더 최적화되어있는 제품입니다.

 

여러 고민 끝에 완성한 안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카르타로 다시 떠나기 전 안경을 찾으러 오셨습니다. 

가우디 안경원에서 누진다초점 안경을 맞출 경우 문제 발생 시 클레임 처리가 가능합니다.(한 달 이내 1회)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아 한번에 성공하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매우 편하다는 피드백을 받아 좋게 마무리가 잘되었습니다.

 

"4~5년 후 다시 봅시다."라는 말을 쿨하게 남기고 떠나신

자카르타 손님의 작업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