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안경아 대체 무슨 일을 당한거니? -안경관리의 중요성

"원장님 안녕하세요. 작년에 안경했던 ㅇㅇㅇ 입니다. 잘 지내시죠?"

 

전화로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작년 이맘때쯤 친구와 함께

누진다초점안경을 맞춘 손님입니다.

 

"어느순간 안경 다리 끝에 있는게 사라지고 없네요. 안경원으로 보낼테니 한번 봐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받은 후 상태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가우디안경원의 고객 중 다수가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다보니

A/S가 필요한 경우 택배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 후 안경이 도착했는데 안경 상태가 생각보다 처참했습니다.

 

우선 위 사진처럼 2차원적으로 봤을 때만 해도 저 정도였고 

3차원 입체로 확인한 결과 다리 기울기와 수평에서 엄청난 뒤틀림이 발견 되었습니다.

추측컨데 쇼파에 두고 깔고 앉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하나하나 찾아내고 개선하는 과정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생각 보다 재미 있습니다.

안경을 교정한다기 보다 교화한다고 할까요?

 

 

안경 다리 팁 교체하기

 

다리 팁이 트위스트를 추고 있습니다. 베베꼬인 이유가 뭔지 궁금해집니다.

 

한쪽 팁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언제 사라졌는지 조차 알수 없다고 하네요.

다행히 티타늄 소재 안경이라 피부와 직접 닿아도 알러지 증상은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저가의 안경테는 다리팁 없이 피부와 직접 닿으면 피부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정식 거래하는 제품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부속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새것으로 교체합니다.

착용자의 성향이나 안경 다루는 상태로 봐서 투명보다는 불투명이 좀더 나을 것 같네요.

 

 

 

 

렌즈 청소하기

 

손님의 요청 사항은 아니였지만 렌즈 상태가 매우 안 좋습니다.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호야렌즈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납득이 잘 되지 않더군요.

우선 청소해 보고 판단하기로 합니다.

 

상태가 심각한 안경렌즈와 프레임

 

 

 

우선 프레임과 렌즈를 분리합니다. 

간혹 청소한다고 직접 분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난시가 있거나 이 분처럼 다초점안경을 사용할 경우

절대 직접 하시면 안되고 안경사에게 의뢰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렌즈를 제거해서 보니 상태가 훨씬 더 심각해 보이네요.

섬유질의 이물질이 많아 달라 붙어 있는 것으로 봐서 의류나 종이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분이 아닐까 싶네요.

미세 먼지들이 날라다니다 안경에 남아 있는 땀이나 수분에 엉겨붙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여러분 이건 사기가 아닙니다. 위의 렌즈를 깨끗이 닦았을 뿐입니다.

약품 같은 것 사용하지 않았어요. 티슈에 물만 살짝 묻혀 닦아낸 상태입니다.

가우디 안경원의 가공 기술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렌즈 커팅면의 결이 매우 고르고 매끄러워 이물질이 침투할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닦아내기만 해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수 있는 겁니다.

좋은 장비로 안경을 만들면 안경 수명이 늘어난다는 말이 진실로 입증되는 순간입니다.

 

 

청소 후 (좌) vs  청소 전(우)

청소 후 (좌) vs  청소 전(우)

 

혹시 새로 만들고 거짓말 하는 것 아냐? 라고 생각하실 분들은 없겠지만 

그래도 의심을 하는 분들을 위해 반만 청소한 반반 상태도 올려 봅니다.

 

 

 

상상 외로 깔끔해진 모습에 저도 깜짝 놀랐네요.

 

 

 

프레임 청소하기

 

손님의 안경테는 블리스 (피오비노) AT56번 모델입니다.

얇은 티타늄 프레임에 울템소재의 이너림이 들어있는 모델입니다.

프레임 청소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이너림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잠시 떨어져 있어 보아요~

이너림에 감쳐있던 본캐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이물질이 딱딱하게 달라붙어 프레임이 지저분해 보이네요.

제거합니다. 방법은 물에 담가두었다가 적정한 약품을 사용하면 됩니다.

말끔하게 프레임이 재 탄생했습니다. 

이너림도 비슷한 방법으로 청소합니다.

 

속속들이 박혀있는 미세먼지들...

 

 

초음파세척기를 이용해 청소한 후 미세하게 흠집난 부분은 폴리싱까지 해주면 말 그대로 환골탈태.

 

 

코받침 교체하기

 

코받침이 지저분해 보이는 것은 외부에 묻은 이물질보다

안으로 스며든 곰팡이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거는 불가능하고 교체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코받침은 양호 했지만 이왕 시작한 김에 코받침도 새것으로 교체!! 

기존 코받침

교체한 코받침

 

 

이제 하나로 조립하면 손님이 요구한 것보다 13배는 더 상태가 좋아진 안경이 됩니다.

아, 개운하다~

다음 글에는 다초점렌즈 재 조립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추가 : 분해 후 안경청소는 가우디 안경원에서 판매한 제품만 가능합니다.

이유 : 제품의 상태를 가늠할 수 없어 분해시 파손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