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용했습니다. 한 5년?
안경을 5년 정도 사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플라스틱 수분이 빠져나가 프레임이 벌어집니다.
안네발렌틴 안경입니다.
메탈 프레임을 아세테이트 이너림이 예쁘게 감싸고 있는 안경테입니다.
프랑스 안경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하는 안경입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FRIMOUSSE" 입니다.
아무리 오래되었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림 옆구리가 터진 건 처음 봅니다.
그 전에 대부분 전면이 갈라지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런 경우 수리는 어렵습니다.
억지로 이어 붙일 수는 있지만 머지않아 다시 터질 확률이 높습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본사에서 아세테이트 림만 새로 받아서 교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국내 유통사 수리 접수 --> 프랑스 문의 --> 안네발렌틴 본사에서 재고 파악 후 안내
아주 간단해 보이는 이 과정만 해도 2~3주가 걸립니다.
만약 운이 좋아 재고가 있을 경우 국내로 들어오기까지 한 달 반에서 2달이 걸립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최소 2달에서 3달까지... 엄청나죠?
뭐 그렇게라도 되면 좋은데 해당 제품은 그마저도 안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손님이 애지중지하는 안경이라 안된다는 말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모질지 못한 성격이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이게 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수제안경 만들다 남은 시트 중 비슷한 것을 찾아봅니다.
다행히 비슷한 게 있네요.
손님에게 연락합니다.
"오래된 제품이라 프랑스 본사에 재고가 없어 수리 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실망하는 숨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해집니다.
"혹시 수제로 제작이 가능할 것 같은데 의뢰하시겠어요?"
"네? 그게 가능한가요? 작업해주세요."
2주 정도 시간을 잡고 직접 제작하기로 합니다.
여기까지 진행했을 때 '생각보다 쉽네. 이걸로 장사해 볼까?'라는 마음이 쑥 올라왔는데
그다음 과정에서 포기했습니다.
어렵습니다.
프레임에 끼우는 홈 선을 정확하게 파내야 하는데 잘 안됩니다.
한참을 수정해 가면서 겨우 끼웠네요.
2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던 작업시간이 무한대로 늘어납니다.
두 번은 못하겠네요.
그래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손님과의 약속도 있고 포기하기엔 너무 많은 노력이 들어갔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여러분 만약 같은 시리즈의 안네발렌틴 안경을 쓰고 있다면
조심해서 오래 쓰세요.
꼭이요~
프랑스도 포기한 안네발렌틴 이너림 작업 후기 끝!
'안경피팅과 안경수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비자의 안경 고민과 안경사의 역할 (0) | 2021.07.22 |
---|---|
아이고, 안경아 대체 무슨 일을 당한거니? -안경관리의 중요성 (0) | 2021.07.09 |
도저히 참지 못하고 갈아엎은 내 안경 이야기 (4) | 2021.06.15 |
빈티지 코받침 직접만들기 최종완결 (0) | 2021.04.06 |
젠틀몬스터 밀란 깔맞춤 금속 코받침 달기 (1) | 2021.02.26 |
이런 것도 가능해? 사고 당한 가메만넨안경 수술 후기 (0) | 2021.02.07 |
까다로운 톰브라운 TBX908 안경수리 그 결과는? (2) | 2020.1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