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처방전을 자세히 보면 "PD" 라고 적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뭘까요?
방송국 PD? 아니 그걸 왜 거기에???
Price Discount?? 오호! 창의력 대장.
Pupil : 동공
Distance : 거리
그렇습니다.
PD는 안경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데이터 중 하나인 동공간 거리를 말합니다.
안경렌즈의 초점 포인트와 이 동공간 거리를 일치 시켜 만들어야 정확한 안경이 됩니다.
그럼 PD자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겠군요.
맞습니다. 안경사가 사용하는 동공간 거리를 측정하는 자 입니다.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쓸데없는 지식이 하나 더 증가했습니다.
그럼 PD 자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PD자가 있습니다.
계측장비가 많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이 중 하나만 있으면 못할 게 없었죠.
하나 하나 보면서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간단하게 소개해 드릴게요.
PD자는 안경원에 꼭 필요한 제품이지만 돈 주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 렌즈회사의 PR용 도구로 이만한 게 없다보니
어딘가에서 만들어 제공하는 PD자를 이용하게 됩니다.
마치 중고등학교 앞에서 나눠주는 학원부채 같은...
그래서 많은 안경사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게 국산 케미렌즈에서 제공한 이놈입니다.
3개의 빈공간은 각각 쓰임새가 다릅니다.
동일한 모양의 두 개는 눈동자 사이 간격을 측정할 때 사용하고 좌측의 얇고 길다란 공간은
안경 착용 시 눈동자 높이를 측정할 때 사용합니다.
자이스에서 제공한 PD자 입니다.
브랜드 명성에 비해 한참 부족합니다. 거의 사용할 일이 없네요.
가끔 빈 노트에 줄 긋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한동안 잘 사용했던 토카이 제공 피디자 입니다.
모든 PD자가 불투명 소재에 눈금이 프린트 되어있는 반면
이 놈은 투명해서 손님의 초점을 측정할 때 매우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손에는 이것을 다른 한 손에는 펜라이트를 들고 있으면 어지간한 고가의 장비보다 정확한 측정이 가능했죠.
그리고 하단에 아치형으로 컷팅된 부분은 렌즈의 베이스 커브를 측정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좌측 완만한 부분은 6커브, 우측은 8커브 입니다.
안경렌즈의 기능이 좋아지면서 점차 PD자도 발전하게 됩니다.
단순히 손님의 PD측정 뿐 아니라 안경테의 형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 됩니다.
안경 모양까지 렌즈 설계에 반영하는 특수 렌즈를 위해 안경의 안면각이나 경사각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에실로사의 PD 자입니다.
이에 질세라 호야에서도 비슷한 기능이 추가된 PD자를 선보입니다.
에실로와 호야의 PD자 대결에서 행복한안경사는 에실로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호야렌즈 제품은 그립감이 좀 떨어지다 보니 잘 사용하지 않게 되더군요.
본인의 평가를 호야측에서 접수한 것일까요?
작년에 pd자의 끝판왕 격인 이 제품을 선보이게 됩니다.
어지간한 것은 이것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이 작은 도구 하나에 무려 10여가지의 기능이 농축되어 있습니다.
이 PD자만 제대로 다룰 줄 알면 누진다초점렌즈 설계부터 각종 개인데이터 산출까지 모든 게 가능합니다.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안경사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 했을 지 눈앞에 그 모습이 선하게 보이네요.
하지만 본인은 이것만 사용합니다. 기능이 너무 많아도 잘 안 쓰게 되더군요.
뭐든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 최고 입니다.
이렇게 해서 일반 소비자들은 알 필요없는...
하지만 저 때문에 알게 된 PD자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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