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예측이 모두 빗나간 미국에서 온 손님의 안경 만들기

오픈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3명의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한 명은 외국인이었고 두 명은 한국인 이었습니다.

"여기 혹시 블로그 하는 안경사님이 누구죠?"

가끔 해외에서 일하는 안경사들에게 메세지가 옵니다.

블로그 내용 잘 보고 있다고, 이것 저것 물어 보기도 하고, 살아가는 얘기도 합니다.

특히 수작업으로 하는 안경 만들기, 수리하기, 피팅 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온 손님은 오자마자 쓰고 있는 안경을 벗어서 저에게 보여 줍니다.

"미국에서 안경을 맞췄는데 피팅이 너무 불편해 몇 번 손 봤는데 해결이 안되네요.

거기서 안경 맞춰준 분이 한국 사람인데  여기 안경원에 가면 해결 될 수도 있으니

가보라고 해서 방문했어요."

평소 '안경블로그 스펙타클'을 열심히 보는 일면식도 없는 해외 안경사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손님을 보내주신 겁니다. 

아, 물론 한국에 올 일이 있어 겸사겸사 방문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예측 : 선물은 안 주셔도 되는데

손님 손에는 두툼해 보이는 파리바케트 비닐 봉투가 들려있었습니다.

간혹 까다로운 피팅을 요구할 때 비용과 별도로 선물을 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커피, 혹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빵 같은 것들입니다.

특히 해외에서 오시는 분들에게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아, 피팅을 해주면 저 빵을 나한테 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잠깐하고

손님의 안경 상태를 확인합니다. 

"코 받침 새로 부착하고 피팅 다시 하면 해결 될 것 같네요. 2일 정도 시간 주세요."

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비닐 봉투로 손이 갑니다.

그리고 비닐 봉투를 뒤집어 내용물을 와르르 쏟아 냅니다.

두 번째 예측 : 이 중에 어떤 것을 고를까?

반짝거리는 보석이 옆에 달린 안경을 좋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스타일로 몇 개 보여 달라고 합니다.

국내 브랜드 트랜드가 심플한 쪽으로 가다 보니  화려한 안경이 많지 않습니다.

'루이까또즈' 안경이 좀 화려한 편이더군요.  다행히 손님도 맘에 들어 합니다.

"혹시 다른 스타일은 없나요?" 

  

겔랑이라는 국산 안경테를 보여 줍니다. 

화려함은 덜 하지만 가볍고 편한 소재로 만든 안경이라 착용감이 편한 것을 강하게 어필합니다.

그렇게 맘에 들어하는 것 같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고 반응이 처음 것만 못합니다.

럭셔리하고 화려한 불가리 안경을 보여 줍니다.

명품 쥬얼리 브랜드 답게 여성들의 마음을 뒤 흔드는 비쥬얼을 보여주는 안경입니다.

"이런 스타일로 다른 것은 없나요?"

불가리에서 나오는 다른 안경을 하나 더 보여 줍니다.

꺼내 놓은 네 개의 안경을 이것 저것 다시 써 봅니다.

이럴 땐 잠시 손님이 결정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것을 고를까? 내가 봤을 땐 저것을 할 것 같은데..'

세 번째 예측 : 안경 렌즈는?

미국에서 받은 처방전을 보여 줍니다.

원용, 근용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누진다초점렌즈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납기일과 가격입니다.

서울에서 잠시 있고 곧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초점렌즈 납기 시간을 맞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구입했던 가격이 더 저렴하다고 합니다.

가격이라고 하는 것은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미국 다초점렌즈와 고급 사양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비교하면서 

가격 차이를 말한다는 게 억울했지만 생각보다 이 부분을 이해 시키는 게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납기일도 그렇고 가격도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니 '렌즈 판매는 어렵겠구나.' 라는 예감이 들더군요.

과연 어떤 결과가 있었기에 제 예측이 모두 틀렸을까요?

궁금하시죠? 다음 글에서 그 결과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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