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 지경이 되도록 그냥 보고만 있었단 말입니까?
반 토막이 난 시체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시체를 갖고 온 보호자에게 3 만원을 받고 급하게 수술실로 향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절단면은 깔끔했고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한번 해볼 만한 생각이 들었다.
반 토막 난 시체를 봉합하는 방법은 2 가지가 있다.
하나는 특수 용액에 절단면을 담근 후 붙이는 것
또 다른 방법은 중간에 철심을 박아 넣어 붙이는 것.
첫 번째는 수술 한 흔적이 별로 남지 않지만 살다가 어느 순간 다시 반 토막 나는 경우가 있고
두 번째 방법은 수술 흔적이 남지만 튼튼하게 봉합 되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방법을 택했다.
"간호사 메쓰!"
아, 맞다. 난 간호사가 없지.
씁쓸한 마음에 전동 드릴을 키고 수술 준비를 한다.
우선 반으로 갈라진 몸통 중 하나에 작은 구멍을 낸다.
그곳에 나사 하나를 반쯤 박아 넣는다.
여기까지는 손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
다른 쪽에 구멍을 뚫어 반쯤 남은 나사를 끼워 맞춰야 하는데
구멍 위치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시체에 요철이 생기거나 비틀어지거나...
다시 말해 목숨은 붙어있지만 살아도 살아있지 못한 상태가 된다.
온 몸에 신경을 곤두세워 손끝에 감각을 집중 시킨다.
땀방울 하나가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지만 개의치 않는다.
다행이다.
철심을 박은 상태에서 양쪽 모양이 완벽하게 맞물린다.
이제 남은 것은 몸통을 다시 분리한 후 절단면에 특수 용액을 발라
완벽하게 고정 하는 것이다.
스며든 용액에 절단면이 미세하게 녹으면 마무리 작업을 한다.
' 휴~ 끝났다.'
보호자를 불러 수술 결과에 대해 알려주고 당분간
외출을 삼가고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라 일러두었다.
몸에 박힌 철심을 보며 한탄하는 보호자의 모습에 씁쓸함이 남는다.
하지만 어쩌랴?
목숨이라도 다시 살려 놨으니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시체를 관통한 철심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만약 올검 (전체 검정 )뿔테 였으면 별 흔적이 남지 않았겠지만....
후면이 투명 뿔테로 처리된 제품이라 철심이 적나라하게 보이네요.
하지만, 앞에서 보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점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술은 결과로 봤을 때 대 실패입니다.
수술이 잘 안되면 새로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안 사고 그냥 갔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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