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머라는 커뮤니티에서 블로그 유입이 부쩍 늘었습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갔더니
안경사와 비안경사(소비자)와의 논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댓글 중 어느 누군가가 내가 작성한 글 중 하나를 링크를 걸어 두었더군요.
잠시 무슨 일인가 대략적으로 훑어 봤습니다.
시작은 안경렌즈의 코팅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끝은 안경가격에 대한 불만글로 마무리되더군요.^^
2000년도가 채 안되었을 겁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국내에 막 들어와서 보급되기 시작하고
필름카메라 동호회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무렵
커뮤니티 강좌게시판에 "안경렌즈를 활용해서 광각촬영을 하는 방법"이란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안경원에 가서 -4디옵터짜리 렌즈를 깎아서 카메라 필터에 부착시키면
광각렌즈의 효과가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싼 광각렌즈의 효과를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했고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게 됩니다.
참고 : 실제 위와 같은 방법은 화질 저하와 광량 부족으로 인해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합니다.
'안경원에 갔더니 이상한 사람 취급하더라.'
'렌즈가격 얼마에 가공비 얼마를 달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안경렌즈 원가 얼마인지 아는데 왜이렇게 비싸게 받는거죠?'
등등등 각종 댓글들이 올라오는데....
안경과 관련된 온갖 "~카더라"들이 모두 등장하더군요.
그때는 어렸고 한참 온라인에서 전투력을 십분 발휘할 때라
일일이 부정적인(안경사에게) 글들에 댓글을 달면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악전고투했습니다.
다행히 나름 메너가 있는 필름카메라 커뮤니티였고
가끔 모임에 나가 얼굴도 비추고 했었기 때문에 별 다른 저항없이
사과도 받고 이해도 해주고 좋게좋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지금 같으면 갈갈이 찢겼을듯..ㅎㅎ)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 하나가 있었습니다.
"안경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안경'하고 소비자가 바라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소비자가 안경이 많이 남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많이 남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안경사들이 만든 것 아니냐......."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말이 맞더군요.
교회다니는 사람에게 절이 더 좋으니 불교 믿으라고 하는 것
새누리당이 더 좋은데 왜 문재인 지지하느냐고 하는것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 폰이 더 좋으니 넘어오라고 하는 것
각자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결정한 일을 자신의 판단이 맞으니 바꿀려고 한다는 것
정말 어렵고 무모한 일이라는 것을 그때 어느 정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안경과 관련된 소모적인 논쟁들을 보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게 되더군요.
또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인터넷 상에서는 긁으면 긁을수록 부스럼이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럼 행복한 안경사, 당신 너무 비겁한 것 아니냐?'라고 하시는 안경사 분들도 있을 텐데요
소모적인 논쟁에 휘말려서 에너지 낭비 하고 맘 상하는 것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유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안경이나 안경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없애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블로그 하고 있으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얘기가 길어지는데 결론은 간단합니다.
1.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2. 아무리 설득할려고 해도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
3..차라리 그 시간에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많이 만들고 보급하자.
이상입니다.^^
'안경! 안경원 탐구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있는 안경 상식 " 서몬트 안경의 유래" (0) | 2013.08.16 |
---|---|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유행할 안경테는? (2) | 2013.08.15 |
수제안경을 만드는 작업실 풍경 (0) | 2013.08.13 |
안경사가 본 다큐3일 " 대구 안경거리" (0) | 2013.08.05 |
진품이냐 가품이냐? 톰포드선글라스 TF211 구별하는 방법 (7) | 2013.07.30 |
획기적으로 변신한 구글 글라스, 구글안경의 새로운 디자인 (2) | 2013.07.26 |
직접 테스트해 본 양면비구면 안경렌즈의 위엄 (사진 有) (0) | 2013.07.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