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도수넣기

선글라스 도수넣기 하다가 십년은 늙은 사연

행복한안경사 201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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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안경사
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12,000일 채우고 은퇴할 생각이니 그날까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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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신도시에서 부부 손님이 오셨습니다.

남편의 적극 추천으로 백화점에서 구입한 선글라스 도수넣기를 위해

먼 걸음을 하신 겁니다. 

와이프 되는 분은 '주변 안경점 놔두고 선글라스 도수넣기를 위해 광교에서 안산까지 왜 와야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단 말씀을 하시더군요.

남편분을 위해서 그리고 행복한 안경사의 명예(?)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청천벽력


발생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습니다.

선글라스 렌즈를 주문 후 2일이 지났을 때

충북의 한 렌즈 회사에서 가스 누출사고가 일어 난 것입니다.



설마 하는 마음에 기사를 살펴보니 행복한 안경사가 거래하고 있는 렌즈회사의 공장이 맞더군요.




호언장담


주문한 렌즈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비록 2일이 지났지만 만에 하나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손님에게 바로 연락해야 했으니까요.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체크 합니다.

"원장님께서 주문한 렌즈는 다행히 제대로 나올 것 같습니다."

담당자가 자신있게 말하더군요.





설상가상


일하던 직원들이 병원에 실려 간 탓일까요?

안경렌즈는 약속한 날짜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손님에게는 공장상황을 알려드리고 양해를 구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빨리 받기를 원하더군요.

렌즈가 도착하자 마자 급하게 작업을 하려던 순간,

무엇인가 이상하더군요. 견본을 보낸 렌즈는 그라데이션이 있던 반면에

선글라스도수넣기를 한 렌즈는 단색이었습니다.

날짜도 늦었고 렌즈도 잘못왔고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손님에게 죄송하더군요.






고육지책


일단은 단색으로 나온 렌즈를 먼저 출고하고  나중에 다시 주문해서 렌즈가 새로 나오면

교환해 주기로 양해를 구하고 출고를 했습니다.

차라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된 제품을 출고했어야 하는데 

행복한 안경사의 잘못 된 판단이었습니다.


다음 날 남자 손님이 선글라스를 가지고 다시 방문했습니다.

제품을 받은 손님의 와이프분에게 이런 상황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입니다.

"멀리까지 가서 맞춘 선글라스가 왜 이렇게 나왔냐"고 한 소리 들었다고 하더군요.

면목이 없었습니다.





심기일전


 저는 어지간해서 화를 내지 않는 성격입니다.

화를 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담당자에게 

'이런이런 일이 있었다. 다행히 다시 해 주기로 하고 시간을 넉넉히 잡았다.

언제까지 가능할 것 같냐. 이번에는 제대로 잘 나와야 한다.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냐?'

라고 물어보니 

'정상가동은 토요일부터 되고 수요일에서 목요일 사이에 렌즈를 받을 것이다.

무슨일이 있어도 이번에 실수 없이 완벽하게 잘 마무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럼 손님에게는 금요일까지 가능하다고 말하겠다. 괜찮겠느냐?'

라고 물었고 

담당자는 자신있게 "콜~"을 외쳤습니다.





혼비백산


소비자와 약속한 날은 다가오는데 별 다른 연락이 없더군요.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고 기다리는 와중에 수요일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여러 곳에서 감사와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늦어져서 렌즈가 늦게 나온다고 하더군요.

손님은 토요일 여행 예정이라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금요일에 받길 원했었고

금요일까지 충분할 것이란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약속을 정한터라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토요일 떠나는 여행에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한 선글라스라 잘못 될 경우

정말 난감해 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고군분투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금요일에 받아야 했기에

"퀵 서비스"를 이용해서라도 보내주겠다는 담당자와 약속을 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초조하게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손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안경원이지요? 오늘 선글라스가 나온다고 했는데 언제쯤 찾으러 갈까요?"


"제가 담당자와 통화해 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담당자 말로는 공장에서 보냈으니 오후 늦게쯤 도착할꺼라 하더군요.

확실히 보냈는지 정말 그때 쯤 도착할 건지 재차 확인을 했습니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더군요


 "이번엔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손님에게 바로 연락드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어서 퀵서비스로 받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오늘 도착한다고 했으니 

완성되는 즉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노심초사


안경원에 방문한 다른 손님 받으랴..

언제 도착할 지 모를 렌즈를 기다리랴..

본인의 선글라스가 언제쯤 될 지 궁금해 할 손님의 전화가 올까봐

조마조마,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지더군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는데

담당자도 연락이 없고 퀵서비스는 오지도 않고

손님에게는 언제 될지 알려달라는 전화가 오고....


" 혹시 집이 광교라고 하셨지요? 퀵이 좀 늦는 것 같은데

시간이 어찌됐든 완성해서 제가 집으로 찾아 가겠습니다. 맘 편히 기다려 주세요."

라는 약속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고립무원


9시가 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10시까지는 기다려 봐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9시 15분쯤 되니 '혹시 퀵을 보내지 않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담당자와 통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퀵서비스 기사 전화번호를 아는 것도 아니고..

분노게이지가 만땅으로 치솟아 가는 순간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원장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는 담당자의 첫마디를 듣는 순간,

절대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 딱 한가지가...발생했을 거라는 느낌이 전해지더군요.


이때부터 담당자의 횡설수설이 이어집니다.

"저도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가스 누출 건 때문에 여기저기..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오늘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아니예요? 그것만 말씀하세요."

끝까지 이성을 유지하며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담당자도 하루종일 이번일에 신경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기에 뭐라고 하기에도 미안하더군요.

분명히 사고친 놈은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엄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장님 죄송하지만 제가 내일 출근 전까지 렌즈를 꼭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포자기


처음부터 잘못 끼워 진 단추였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안 된다고 했으면 다른 렌즈회사에 주문 했을 것이고

심사가 늦어질 것이란 얘기만 했어도 다른 렌즈회사에 주문 했을 것이고

퀵으로 보냈단 얘기만 안 했어도 손님에게 거짓말쟁이가 되진 않았을 것이고

서너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모두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손님에게 모든 상황을 말씀드리고

처분을 기다리는 일 뿐이더군요. 

차라리 모든것을 포기하고 나니깐 마음은 홀가분해졌습니다.   


손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약속을 못 지켰습니다. 솔직히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도 잘 모르겠네요.

내일 오전 중으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보내준다고는 하는데 이젠 확답을 드리는게 힘드네요.

죄송합니다."




기사회생


내가 담당자에게 받은 느낌을 손님도 똑같이 느꼈을까요?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느껴지긴 했지만 노여움은 없더군요.

"뭐 어쩔수 없죠, 그럼 내일 오후 늦게 갈테니 그때까진 가능하겠죠?

와이프한테 뭐라고 해야하나? "

생각보다 쿨한 반응에 심폐소생술로 다시 생명을 얻은 기분이더군요.

"완벽한 작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쌩유





파란만장


어처구니 없게도 10시 이전에  꼭 전해주겠다던 렌즈는

오후 3시 넘어서 도착했고 다행히 선글라스 가공은 깔끔하게 마무리가 잘 되었습니다.

오후 늦게 도착하겠다던 손님은 퇴근시간보다 한시간 늦게 선글라스를 찾으러 오셨습니다.

그깟 한시간쯤이야 어제 마음졸이던 것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이렇게해서 파란만장했던 행복한 안경사의 선글라스 도수넣기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으면 서로가 행복했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런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렌즈회사나 행복한 안경사의 미숙한 일처리가 있었기에 '불가항력'이라고 할수도 없네요.^^;

앞으로 이런일이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일 사이에 한 십년은 늙은것 같아요.ㅠㅠ

그리고 모든 일을 이해해 준  "이석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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