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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부럽지 않았던 나의 아르바이트

행복한안경사 201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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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안경사
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12,000일 채우고 은퇴할 생각이니 그날까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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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하지도 않았지만...그렇다고 부자도 아니었던 가정 형편상 고3 수능이 끝나고 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친구 삼촌이 운영하던 호프집에서 서빙으로 시작한 알바 생활은 온갖 잡다구리한 것들을 전전하다가..
친한 학교 선배 소개로 시작한 어린이 눈 썰매장 아르바이트로 화려하게 정점을 찍었다.


" 선배가 요번에 국가고시(안경사 면허시험)을 봐서 더 이상 못할 것 같은데..
니가 내가 하던 것 마저해라..대신 선배가 하는 말 꼭 기억하구..."



선배가 추천해 준 눈썰매장으로 가니 나를 제외한 6명의 또래들이 모여있었다.


"자~ 인원배치 할텐데..5명은 아이들 안전 사고를 대비한 안전 요원이고 나머지 두명은 썰매 대여소에서
아이들 썰매 나눠주고 끝날때 정리하는 일인데..어떻게 나눌까??"

나를 제외한 다른 6명의 친구들은 맘속으로 번거롭고 귀찮은 대여소에서 일하는 것보다 맘편히 
밖에서 꼬맹이들 하고 노는게 편한 안전요원을 하길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선배가 해준 말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바자리 나눌때..반드시 대여소 한다고 해...그리고 선배가 가르쳐 주는 대로만 하면
다음 학기 등록금은 하고도 남을꺼야.."


선배는 내게 눈썰매장의 수익구조와 거기서 발생하는 빈틈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매표소와 썰매 대여소의 거리는 300미터 정도로 그리 가깝지 않은 거리.
썰매 종류는 두종류..하나는 재미없는 5천원짜리 또다른 하나는 핸들이 달린 8천원짜리
표에 맞게 썰매를 내 주는 것이 대여소 알바생들이 해야 하는일
대부분 유치원에서 오면 5천원짜리 썰매를 대여..
하지만 따로 오는 손님들중 8천원짜리 타는 아이들이 있으면
유치원에서 온 아이들이 눈이 획~뒤집혀서 부모님 조르기 시작..
부모님이 대여소 썰매 교환해 달라하면.. 매표소까지 가서 다시 표를 끊어오거나 
아니면 바로 3천원주면 썰매 교환...10명만 바꿔도 3만원..근데 보통 그런 건수가 ....100명이상


그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나는 당연히 대여소를 지원했다.
다른 알바생들은 그런 속 사정을 모른 채 고마운 눈빛을 나한테 보내고..
어쩔수 없이 가위바위보로 정한 ..나머지 대여소 알바 한명은 자신에게 펼쳐진 찬란한 앞날을 알지 못한 채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모두 모여 조회를 하기 전 어쩔수없이 같은 배를 타게 된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운이 좋은 녀석에게
대략 위의 내용을 알려줬다. 다행히 그 녀석도 돈에 눈이 멀었는지 입이 귀에 걸려서 알바가 끝나는 3개월동안
추위에 쩔어 고생했던 일당 3만원짜리 안전요원 알바생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썰매를 교환하러 오는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내기도 하고 ..수고스럽지만 매표소까지 갔다오라고도 했다..
하지만..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시간은 잠시였고
바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필살기는  '밑밥던지기' 였다.

아이들이 썰매타고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 중간에 멋진 핸들이 달린 8천원짜리 썰매를 놔두기만 하면 되었다.
순진하고 남의물건 탐내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같이 딸려온.... 자기자식 가장 귀한 줄 아는 학부형들에게는 던지면 바로 물리는 최상급의 미끼였다.
그것으로 끝이다.

그 다음부터는 남에게 꿀리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손에 이끌려온 아이들에게 3천원의 교환금을 받고 
멋진핸들이 달린 썰매로 교환만 해주면 되었다.  

두툼하게 껴입은 방한복에 달린 두툼한 주머니에는 차곡차곡 돈이 쌓여갔고..가끔 화장실에 갔다 올때마다 챙겨온 가방에도 돈이 쌓여갔다..

가끔은 밖에서 하루종일 떨고 있는 안전요원들에게 오뎅이나 따뜻한 음료수도 사주고..
매표소에 상주해 있는 직원에게 오늘 아래 대여소에서 썰매 교환하느라 받은 돈이라고 3~4만원 상납도 하고
그렇게 세상의 빈틈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가끔은 내가 행하고 있는 이 짓이 범죄는 아닐까 고민도 해봤지만...
매표소에서 끊은 입장권 갯수와 대여소에서 받은 영수증 갯수만 맞으면 매표소에 나와있는 직원 역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고 ..간혹 상납하는 3~4만원도 회사에 보고 안하고 꿀꺽 하는 느낌도 들고..
회사는 같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돈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억수로 벌기 때문에 이깟 푼돈은 신경도 안쓸테고..
그렇게 세상은 돌아가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로 했다.

일당 3만원+@(10~30) X 70일

인생에 있어서 두번다시 오지 않은 눈먼 돈 버는 아르바이트는 천여만원에 가까운 소득을 나에게 주고 마감을 하게 되었다.




아마...그런 일은 이제 두번 다시  없을꺼야...ㅠㅠ
아휴..요즘 장사가 안되니깐...이젠 별의별 과거가 다 떠오르는 구나...에휴~

그때가 좋았지...암...그렇고 말고....

내가 다녔던 눈썰매장이 아직도 운영하고 있던데...요즘도 같은 방식일까?? 궁금했던 어느날
뜬금없이 글 한번 올려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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