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추리물을 좋아합니다.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해답을 찾아가는 주인공으로 빙의돼 시간가는줄 모르고
몇시간씩 빠져들곤 합니다.
가끔 이런 추리물을 연상케 하는 손님이 오곤 합니다.
가벼운 대화의 시작
손님들이 블로그를 보고 멀리서 오는 경우가 많아 처음 대면하게 되면
바로 시력검사를 하지 않고 이것 저것 물어보게 됩니다.
어디서 오셨는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는지, 어떻게 해서 오게 되었는지,
하는일이나 취미는 무엇인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당연히 경찰서에서 취조하듯이 물어보는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대화를 하면서 하나둘씩
얘기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조금씩 얻어갑니다.
직접적이고 심층적인 대화 시도
이 손님은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는 직업을 갖고 있고 유독 왼쪽눈이 불편하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한쪽눈만 유독 아픈 경우는 양안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우위안 선정 실패시 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 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력검사를 해보니 기존 안경과 큰 도수차이는 나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호소하니 원인을 어떻게서든 찾아야겠지요.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 특히 근거리 작업시 더 많이 아프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원인 파악
"왜?? 왼쪽눈만 아플까?"
눈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는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경험과 지식 그리고 검사를 통해 의심되는 부분을 하나씩 찾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와중에 이 고객은 다른 사람들과 얼굴형이 살짝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얼굴의 중심에서 양쪽 눈사이의 거리가 서로 다르더군요.
1~1.5 mm 정도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어도 이 정도는 매우 드믄 케이스에 속합니다.
* 참고로 사진은 손님 사진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해 자체 제작한 이미지 입니다.*
그렇다면 범인은??
그럼 양안 차이가 나는 것과 가까이 볼 때 왼쪽 눈만 아픈 것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안경 작업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눈 사이의 간격과 안경의 초점을 정확하게 일치 시키는 것입니다.
동공간 거리(PD: Pupil Distance)를 측정할 때 가운데 중심선을 기준으로 한쪽 눈씩 측정해야 하지만
보통은 한번에 측정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반으로 나눈 값으로 작업을 하게 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존 안경을 체크해 보니 역시 위 사진(32mm:32mm)처럼 작업이 되어 있더군요.
결국 이 손님은 초점이 오른쪽은 1.5mm 안으로 왼쪽은 1.5mm 밖으로 나가 있는 잘못된 안경을 쓰고 있던 것입니다.
관련글 : [추천포스트] - 안과 처방 작업 할 때 주의사항
최종 결론
초점이 어긋난 안경을 착용하게 되면 프리즘 현상이 나타나 눈을 압박하게 됩니다.
특히 가까이 있는 것을 볼 때 더욱 불편 했던 이유는
근거리 주시로 인한 눈동자의 이동이 초점과 더 멀어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안경사가 직접 그렸답니다.(아무래도 저는 이런쪽에 소질 있는것 같아요.ㅎㅎㅎ)
책이나 컴퓨터 작업 등 근거리 작업시 눈동자는 안쪽으로 몰리게 되어있는데
오른쪽은 오히려 초점에 가까워져서 제대로 보이고 왼쪽은 더욱 초점과 멀어져 불편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손님이 "가까이 있는것 볼 때 유독 왼쪽눈이 아픈이유"에 대한 해답입니다.
결국 새로 구입한 안경은 단안 초점에 맞춰 제대로 출고가 되었습니다.
이렇게해서 미궁에 빠질 뻔했던 ^^; 사건은 잘 해결이 되었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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