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국내 최초 바리락스XR 누진다초점렌즈 한달 사용 후기 1부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먼저 읽으면 좋으나 바쁘시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바리락스XR 누진다초점렌즈처럼 새로운 안경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발생합니다.
'내가 지금 느낀 이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알려줘야지.'
이 출처를 알수 없는 책임감 때문에 며칠간 새로운 렌즈의 사용소감을 메모해 둡니다.
1일 차 : 망했다.
잘 보인다.
모든 것이 명확하다. 신호등에 박혀있는 LED 전구가 하나하나 식별이 되고
조금씩 흐트러져 보였던 사물들이 반듯하게 정렬되었다.
근거리 역시 명확하다.
내가 보고자 하는 모든 것을 또렷하게 볼 수 있고
억지로 자세를 잡지 않아도 쉽게 볼 수 있다.
어둠이 지배하는 시간이 되면 안경을 써도 덜 보였던 모든 것들도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망했다.
욕심이 과했다.
지금보다 좀 더 멀리 있는 미래의 나를 위해 돋보기 도수를 너무 과하게 설정했다.
주변부 흔들림이 생각보다 심하다.
잘 보이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곳의 구별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자세를 바로 잡았을 때와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보이는 것의 차이가 심하다.
나아질 수 있을까?
위의 글은 첫날 적은 메모입니다.
바리락스 XR에 사용한 안경도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R: -0.25 -0.50 160
L: +0.25 -1.00 14
ADD : +1.50
기존 안경 도수입니다.
R : -0.25 -0.25 170
L: +0.25 -0.75 10
ADD : +1.00
위 수치를 쉽게 설명하면 메모에 남긴 것처럼
기존 안경은 좌우 도수 차이가 작고 난시도 적습니다.
무엇보다 돋보기 도수가 +1.00 정도에 불과해 원용과 근용 차이도 크지 않아
소위 말하는 다초점안경에 최적화된 도수였습니다.
다만 평소 원거리가 조금 덜 보이고 근거리 도수가 부족하다고 느껴
최대 교정시력에 가깝게 원/근거리 도수를 아주 타이트하게 지정해 새로 주문했습니다.
근거리 도수는 +1.00과 +1.50의 중간 도수인 +1.25로 충분한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눈은 계속 나빠질테고 최고 사양의 다초점렌즈가 이 정도는 감당해 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모르고 당하는 것과 알고 견디는 것의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자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판이었네요.
'잘 보이는 것'과 '편하게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고 평소에 그렇게 손님들에게
얘기하고 다녔건만 잘 보이는 것만 쫓다가 필요 없는 불편함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좋은 제품을 이용한다 해도 정확한 시력검사가 우선 되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안경은 떡하니 완성이 되었고
베타테스터로 인터뷰하기까지 시간이 촉박해 다시 주문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누진다초점 안경은 쓰자마자 편한 안경이 아닙니다.
부부가 결혼을 하고 함께 살기 시작하면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갈등으로 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점차 이해하고 알아 갈수록 안정감 있는 생활이 가능한 것처럼
다초점 안경도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별다른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고.... 보통 손님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이번엔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참고 적응하자, 차차 익숙해지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이 폭발해 결국 이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초점렌즈 부적응자들입니다.
저는 여기에 포함되고 싶지 않습니다.
3일째 되던 날.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게 됩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요렇게 하면 보이고, 이렇게 하면 흐릿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 이상 안경을 이리저리 만지고 썼다 벗었다 하면서
내 몸과 눈을 귀찮게 했던 행동들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이럴 때 손님들이 주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안경에 맞게 내 눈이 더 나빠진 것 아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안경이 내 눈에 스며들었다고 봐야겠지요.
아~ 시적인 표현 좋네요. ㅎㅎ
어느새 안경이 내 눈에 스며들어 선명함과 편안함은 남고
며칠간 괴롭혔던 이질감은 저 아래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근데 가끔 잠깐씩 떠 오르기도 합니다.
사람의 눈은 독립적인 개체라기보다는 여러 기관에 소속된 복합적인 개체다 보니
컨디션이나 사용량에 따라 조금씩 변동사항이 발생합니다.
편했던 안경이 불쑥불쑥 "불편함"을 데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현상은 다초점안경 사용자에게 더 많이 나타납니다.
이럴 때에는 내 눈이 눈치채지 못하게 살금살금 마음을 다스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 불편함이라는 것은 신경을 쓰면 쓸수록 더 증가하는 경우 많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원인은 나이가 원인이니 안경을 탓하지 말고 세월을 탓하는 것이....
고민이 많았습니다.
'인터뷰 날짜는 다가오는데 안경이 편해지지 않으면 어쩌지?'
사실 그대로 "이번엔 새로 나온 바리락스 XR은 겁나 불편합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고
불편한 사실을 숨기고 "쓰자마자 세상 편한 안경을 만나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할 수도 없는 일 아닙니까?
그래도 다행히 조속히 적응되어 잘 쓰고 있는 상태에서 인터뷰를 마치게 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제 블로그에도 후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최근엔 주변 안경사들이 바리락스 XR을 직접 사용해 보고 피드백을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얘기를 종합해 보면 "아, 나만 고생했구나. 내 욕심이 과했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네요. ㅠㅠ
기존 사용하던 렌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매우 안정적이라는 피드백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당연히 평소 다초점안경을 사용하던 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적응 잘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네요.
결론 : 미래의 나보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자? 읭??
다음에는 바리락스XR 렌즈가 왜 가격표 제일 상단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누진다초점 상담사례 및 후기] - 바리락스 XR 누진다초점렌즈 특징 및 가격 (가격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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