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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만든 안경이야기

행복한안경사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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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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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선글라스

정식 모델 명칭은 PRADA SPR16R-F 입니다.

매장에 입고된 프라다선글라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입니다.

브릿지가 짧고 안구 사이즈가 큰 모델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랜 시간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디자인, 브랜드, 퀄리티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선글라스인데 왜 반려자를 만나지 못할까?

안타까운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행복한 안경사가 PRADA SPR16R-F를 위한 미니어처까지 만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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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렌즈 누럭스 1.60

호야렌즈 시리즈 중 비구면 라인을 누럭스라고 칭합니다.

흔히 말하는 두 번 압축은 굴절률 1.60 렌즈를 의미합니다.

비구면 렌즈는 구면에 비해 렌즈의 곡률이 적습니다.

쉽게 말해 일반 렌즈에 비해 평평한 편이라 곡률이 많은 안경테 특히 선글라스와 궁합이 좋지 않습니다.

 

 

뜻밖의 구매고객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을 여기에 같다 붙이는 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아무 기대도 안 한 5월 어느 한가한 오후 PRADA SPR16R-F가 판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좀 이상합니다.

 

보통 매장에 물건을 채울 때 가상의 페르소나를 떠올리며 물건을 뽑습니다.

'이 브랜드는 20~30대 여성이 선호하고 이렇게 생긴 디자인이니 

28세 정도의 전문직 여성이 휴가 갈 때 구매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 프라다 선글라스를 구매할 고객을 예측할 때  "여성/ 숏컷/ 갸름한/ 정장/"이 키워드였는데

막상 구매한 손님은 건장한 남자 손님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특이한 것은 선글라스가 아닌 안경으로 구매했습니다.

 

 

안경으로 만들어 볼까?

프라다 선글라스답게 커브가 좀 있습니다.

입체감 강한 작은 얼굴을 대상으로 나온 오버핏이다 보니 일반 성인 남자가 쓰기엔 여러모로 불편한 디자인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손님들은 디자인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시 착용해 본다고 해서 어떤 불편함이 생길지 판단할 수도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오로지 안경사의 몫입니다. 

 

 

코받침 달기

아시안 핏이긴 하지만 손님 코 높이와 잘 맞지 않습니다.

금속으로 된 코받침 작업을 합니다.

볼에 닿아 얼굴 기름이 안경렌즈에 달라붙지 않도록 안경다리 경사각도 조정합니다.

 

 

 

커브 조정하기

프라다 선글라스는 6 커브입니다.

커브가 있다 보니 얼굴에 비해 폭이 좁아 보입니다.

이런 경우 기본 커브를 피팅을 통해 좀 더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일반 안경과 비슷한 4 커브 정도로 만들면 착용감도 개선되고 모양도 훨씬 보기 좋아집니다.

 

 

다리 조정하기

커브를 조정해 선글라스를 평평하게 만들면 안경다리가 A자 형태로 펼쳐지게 됩니다.

다행히 고객의 얼굴이 큰 편이라 적당히 펼쳐진 게 착용감을 더 좋게 만들지만

얼굴이 작은 편이라면 반드시 늘어난 양만큼 원상복구 시켜야 오랜 시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로 열을 가해 안경테를 조정합니다. 하지만 열을 가한 안경은 원래 모양으로 복원되기 쉽습니다.

열이 아니라 프레임 덧댐 작업등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하는 게 좋습니다.

 

 

안경렌즈 넣기

열을 가해 평평하게 만든 선글라스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커브가 적은 안경렌즈를 이용합니다.

굴곡진 선글라스와 궁합이 좋지 않은 호야 비구면 렌즈를 사용한 이유입니다.

특히 호야렌즈는 일반 플라스틱 렌즈에 비해 단단하고 열에 강해 모양을 잡아주고 유지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안경으로 재탄생한 프라다 선글라스

각각의 조합으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안경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제가 쉬는 날 찾아가는 바람에 피드백은 받지 못했지만 

오리지널 상태로 착용했을 때보다 확실히 개선된 착용감에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ㅎㅎ

 

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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