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아니 6년인가?? 암튼 이사후기

2008년에 결혼을 했드랬지요.

안경원 오픈한다고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몰빵하고

입에 풀칠은 하고 있었지만 투자한 비용을 뽑아내던 시절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여기저기 돈을 끌어모아 어렵게 전세집을 장만했고

그게 3일 전 까지만 하더라도 잠에서 깨어나던 곳이었습니다.

15년되었나?  20년 되었나?

행복한 안경사의 안경사 경력만큼이나 오래 된 년식의 아파트였는데

주어진 여건에서 구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 특유의 옥색 방문과 여기저기 벗겨진 페인트와 

낡고 오래된 싱크대.

아름다운 신혼을 보내기엔 아파트는 구질구질했고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될지 

엄두도 나질 않았습니다.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깔고.

옥색으로 뒤덮힌 모든 색은 행복한 안경사의 영혼 만큼 순수한 화이트로 

바꾸고 낡고 오래된 싱크대도 하나하나 분해해서 새것처럼 바꾸게 되었습니다.

밤 10시에 퇴근해서 3시간정도 일하고 집에 가기 귀찮아 장판지 걷어낸 시멘트 바닥에

신문지 몇 장 깔아 놓고  잠을 자도 곧 결혼하고 살게 될 우리집이란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전세집에 뭘 그리 공들였을까 싶지만

그때는 모든 것이 마냥 좋았습니다.ㅎㅎㅎ

그렇게 결혼생활은 시작되었고...

여러가지 위기와 행복한 삶들 속에서 5년이란 시간동안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치솟는 전세값에 주인 아저씨 면상을 몇 대 때려주고 싶기도 했지만..

어쨌든 고맙게도 맘편한 삶을 살게 해주었습니다.

어느 날 주변에 모델하우스 하나가 들어왔고

심심하던 차에 장모님과 와이프와 함께 구경을 가게 되었습니다.

"모델하우스 당신은 유단자인가?"

깔끔하게 인테리어 된 모델하우스를 구석구석 돌아보더니 끗~!

두 여자의  마음속에는 이미 몇 년후 완공될 아파트의 거실에 앉아 느긋하게 티비를 보고 있는

본인들의 모습이 자라잡고 있었습니다.

새 집을 살 계획은 없었지만 특별히 돈 쓸 곳도 없고..^^;;

몇 번 올라 버린 전세값이나 매매가격이나 거기서 거기란 (물론 차이가 있었지만) 자가 최면으로 

그렇게 계약을 하게 됩니다.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14년  3월9일 드디어 새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살고 있던 세간살이 ctrl +C 해서 새 아파트에 ctrl+v 한 덕분에 집이 바뀐줄도 잘 모르겠네요.ㅎ

선수들이 알아서 옮겨주고 청소하고 정리해 주다 보니 특별히 할일도 없고 

이사한 것 같지도 않네요.

몸 져 누워 안경원 며칠 문 닫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괜한 기우였습니다.

정말 세상 좋아졌습니다.^^

새로 바꾼 스마트폰 마냥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오래 살 집이니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정을 붙여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인터넷 연결이 안되서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이 만만치 않네요.

내일 인터넷 들어온다고 하니 또 다시 행복한 안경사로 돌아와 열심히 

글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