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손님이 들어 옵니다.
30대로 보이는 남성분과 여성분.
낯이 익습니다.
"안녕하세요."
당연히 기존 고객이라 생각하고 반갑게 인사합니다.
"전에 오신 적 있으시죠?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상담에 들어가기 전 자료를 찾아보기 위해 물었습니다.
"여기 안경원에는 처음입니다."
어라, 분명히 많이 본 얼굴인데 처음왔다고 하네요.
워낙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하는 편이라 뭔가 착각을 했나 싶더군요.
열심히 안경테를 골라줍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런저런 얘기를 합니다.
"어디서 오셨나요?"
각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주로 물어보는 내용은 비슷합니다.
"수원에서 왔어요."
행복한 안경사가 살고 있는 곳과 같습니다.
같은 동네분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손님이 물어봅니다.
"혹시, 예전에 니콘 클럽 활동하지 않으셨나요?"
니콘클럽이라면
처음으로 필름 카메라를 구입하고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입니다.
10여년 전에 잠깐 활동하다가 타 지역으로 안경원을 오픈하면서 본의 아니게
그만두게 된 곳입니다.
"아, 맞다. 그때 f100 구입해서 보여주시던..."
막힌 물꼬가 트이니 한방에 모든 것이 떠오릅니다.
동호회에서 알게 됐고 몇 번 회식도 함께 참석하게 됐고 그 인연으로
당시 일하던 안경원에 와서 안경까지 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머리속에 각인이 되어 있을 만한 인물인데
10년이란 시간이 기억이란 필름위에 먼지를 수북히 쌓아두었나 봅니다.
손님이 손으로 먼지를 쓸어 버리기 전까지 전혀 기억을 못했네요.
"자주 가는 사이트에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한번 가 봐야겠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여기서 아는분을 만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네요."
가끔 블로그 외에도 커뮤니티 사이트에 안경 관련 정보글을 종종 올립니다.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거리에 상관없이 방문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손님은 그 글을 올린 사람이 저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하더군요.
사람 사이 인연은 정말 있나 봅니다.
한가지 일을 오래하다보니 결국 이렇게 연결이 되는군요.
언제 어떻게 만날 지 모르는 인연들을 위해
죄 짓지말고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정말 오랫만에 다시 만나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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