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나고 그동안 밀린 작업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손댄 안경은 가메만넨 안경을 구매한 고객님의 자이스 유리렌즈!!
안경도수가 무려 -17~19 디옵터 사이로 굉장한 고도근시를 갖고 있는 단골손님입니다.
안경 없으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라 가장 먼저 작업을 시도한 게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될 줄 이때는 몰랐습니다.
예쁘죠?
자이스 란탈 1.90 최고 굴절률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가공전 렌즈 두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가공하고 나면 그래도 봐줄만합니다.
위의 렌즈가 이렇게 가공되어 나왔습니다.
이 렌즈를 가메만넨의 고도근시 전용 안경테에 넣으면 그래도 봐줄 만한 괜찮은 안경이 됩니다.
아, 그전에 잠시 사진 좀 확대해 볼게요.
유리 렌즈 (특히 결이 매우 고운 자이스 란탈 유리렌즈)는 가공 시 가장자리에 미세하게
흠집이 발생합니다.
고속 회전하는 휠을 이용해 가공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물론 이대로 손님에게 출고하지 않고 수동 옥습기를 이용해 깔끔하게 면을 다듬어 완성합니다.
가메만넨 안경은 무사히 완성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바리락스 XR FIT 다초점 렌즈를 가공할 차례입니다.
이번에도 단골손님 안경인데 안경테는 일본 여행 갔다 온 김에 구해 오셨다고 하네요.
린드버그와 금자 안경입니다.
참고로 이 손님의 바리락스 XR FIT 다초점 렌즈는 옵션 포함 공식 소비자 가격이 160만 원입니다.
물론 가우디안경 할인 적용하면 이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긴 하지만
글의 극적 요소를 위해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자, 다음 안경 나와 주세요.
이번엔 바리락스 피지오 1.60 다초점렌즈입니다.
바리락스 XR 바로 아래 등급이긴 하지만 이 제품도 렌즈 가격만 65만 원입니다.
다초점 안경을 처음 시도하는 손님으로 걱정이 많아
처음 사용해도 적응이 수월한 바리락스 피지오렌즈로 선택했습니다.
이건 림락 안경에 자이스 클리어뷰 1.74 BG코팅 렌즈 가격은 50만 원
그래도 이 날 작업한 특수 렌즈 중엔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그리고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자이스 스마트 라이프 디지털 인디비쥬얼 1.74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건 렌즈 가격이.... 115만 원입니다.
여기에 바로 찾아가는 안경들 합하면 거의 600만 원 정도가 되네요.
고된 작업을 마무리하고 퇴근하는데 당일 방문했던 손님이 다음 날 예약신청을 합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내역을 확인해 보니 "렌즈 스크래치 있음"이라고 메모가 적혀있더군요.
'안경 작업하면서 무슨 문제가 있었나? 확인해 보고 다시 해줘야겠다'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다음 날
먼저 출근한 직원이 안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안경이 완성됐고 깨끗이 세척을 하더니 깜짝 놀랍니다.
"원장님, 렌즈에 스크래치가 생겼는데요?"
심상치 않습니다.
스크래치 있다고 예약한 손님, 아침 첫 작업에 생긴 스크래치.
뭔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리저리 원인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찾았습니다.
가공 시 안경렌즈를 잡아주는 척에 붙어 있는 고무 패킹입니다.
자세히 보니 뭔가 붙어 있습니다.
손으로 떼어 봅니다.
'그건가?'
확신을 하기 위해 이리저리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작은 반짝거림이 있습니다.
'아, 맞구나 니가 범인이었구나.'
작은 유리 가루가 렌즈를 잡아주는 패킹에 박혀서 모든 렌즈에 스크래치를 만들고 있었네요. ㅠㅠ
일 년에 몇 번 안 만드는 유리 안경을 만든 게 원인이었습니다.
유리안경을 만든 게 원인이 아니라 유리렌즈 작업 후 깨끗이 청소하고 작업해야 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못한 제가 원인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작업한 렌즈를 확인해 봅니다.
앞서 올렸던 안경 모두 동일한 스크래치가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이런 의문이 남을 수 있습니다.
'안경 만들고 확인 안 하나?'
특수 렌즈는 렌즈에 초점과 설계 라인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안경이 제대로 작업이 잘 되었는지 최종 확인하기 위해 그대로 남겨둡니다.
그 위로 테이핑이 되어 있어 손님이 찾으러 오기 전에 스크래치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ㅜ.ㅜ
이렇게 테이핑이 되어 있다 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했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특수렌즈는 렌즈회사에서 클레임처리를 해 준다는 것.
그렇지 않았다며 진짜 손해가 어마무시할 뻔했습니다.
손님이 많은 날이 아니라 일반 렌즈 판매가 많지 않았던 것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네요.
미스터블루를 10년 넘게 사용하는 동안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동안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기본에 충실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안경 작업에 더더욱 신경 쓰는 가우디안경이 되겠습니다.
이번일로 번거롭게 재방문한 손님들에게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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