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가 알려주는 꿀팁 대방출! -9디옵터 고도근시 선글라스 만들기

고도근시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눈뜨자마자 안경을 찾는 여러분을 위해 고도근시 선글라스 구매 가이드를 작성해 볼게요.

여러분은 -9디옵터라는 고도근시를 가진 여성 고객님의 선글라스 작업 후기를 통해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선글라스에 대한 로망을 다시 한번 불러오게 될 거예요.

포기하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렌즈 선택

 

도수가 높은 분들은 귀에 딱지가 앉힐 정도로 안경 사이즈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을 거예요.

선글라스 사이즈가 크면 안 되고 / 커브가 너무 많아도 안되고 / 무거워도 안되고.... 제약이 너무 많죠.

그래서 선글라스 테 선택은 전문 안경사의 추천을 따르라는 말로 퉁치고 넘어갈게요.

 

-9 디옵터 정도되면 대부분 굴절률 1.74 렌즈를 추천받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4번 압축렌즈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67 굴절률 렌즈만 가능했는데 세상 많이 좋아졌네요.

 

굴절률이 높을수록 염료가 골고루 스며들지 않아 착색이 어려워요.

얼룩덜룩하게 색깔이 입혀지고 렌즈에 왜곡이 생기고... 이런 단점이 있는데

최근에는 색상을 코팅방식으로 입히는 기술이 발전해 가능하게 되었죠.

 

하지만 아직 문제가 남았어요. 굴절률이 높을수록 렌즈가 평평해진다는 겁니다.

물론 굴절률이 높아도 앞면이 평평하지 않게 곡률이 있는 렌즈를 만들 수는 있어요.

하지만 앞면 곡률이 많을수록 렌즈는 두꺼워져요. 

얇은 렌즈를 원해 굴절률 높은 렌즈를 선택했는데 렌즈가 두꺼워지면 소비자는 실망하겠죠.

그래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고도근시용 렌즈는 평평해요.

 

평평한 렌즈의 문제점

 

여러분은 여기까지 읽고 이런 생각이 들 거예요.

'렌즈가 평평한 게 뭐가 문제지?'

아무 생각이 없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여러분은 대단히 똑똑한 분들입니다.

 

일부 선글라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선글라스에 기본 장착된 렌즈는

보통 4~6 커브정도 되는 곡률이 있어요.

사이즈가 크고 주변으로 들어오는 빛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보니 이 정도 곡률을 기본으로 갖고 있어요.

그리고 선글라스 프레임은 이 곡률(커브)에 맞게 디자인되어 출고됩니다.

 

렌즈 커브가 6 커브인데 선글라스 디자인을 2 커브정도로 만들면

둘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어요.

 

1. 프레임이 렌즈보다 딱딱한 소재일 경우 : 렌즈 커브가 강제로 2 커브가 된다. 

2. 프레임이 렌즈보다 부드러운 소재일 경우 : 프레임이 6 커브로 변형된다.

 

1번일 경우 렌즈가 변형되면서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돼요. 

왜곡이 생겨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고, 어지럽고, 토하고...

2번은 그나마 나은데 안경 착용감이 형편없어져요.

오그라들고, 휘어지고, 통증에... 무엇보다 안 예뻐요.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위에 보면 " 물론 굴절률이 높아도 앞면이 평평하지 않게 곡률이 있는 렌즈를 만들 수는 있어요."라고 적은 내용이 있어요.

이렇게 하면 돼요.

선글라스에 장착된 오리지널렌즈의 커브를 측정하고

동일한 커브로 만들어 달라고 렌즈 회사에 요청하는 거예요.

의외로 쉽죠? 이건 안경사가 할 일이에요. 여러분은 비용만 지불하면 돼요.

오리지널 렌즈 5커브 / 주문렌즈 5커브

 

먼저 커브게이지를 이용해 오리지널 렌즈의 곡률을 측정하고 렌즈를 주문한다.

도착한 렌즈의  곡률을 확인한다.  끝!!

그럼 여러분은 아래와 같은 완벽에 가까운 인생 선글라스를 만나게 될 거예요.

 

도수작업 전 (좌) -9 디옵터 도수 작업 후(우)

 

제가 하고 싶고 여러분이 알아야 할 내용은 여기서 끝이에요.

하지만 아래 이어지는 내용을 계속 읽어보면 가우디안경원이 왜 선글라스 도수넣기를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이 모르고 있던 내용이 많이 담겨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꼭 읽어 주시고

바쁘신 분들은 해야 할 일을 잠시 미루고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ㅎㅎ 

 

선글라스 작업과정

 

선글라스 렌즈 표면에 알아볼 수 없는 영문과 라인들이 있죠?

이런 렌즈들은 소위 말하는 주문제작 렌즈라고 해요.

 

굴절률이 높아도 앞면이 평평하지 않게 곡률이 있는 렌즈는 아무 회사나 만들 수 없어요.

그리고 커브(곡률)가 생기면 그에 맞게 도수 설계도 수정해야 하니 여간 까다로운 기술이 아닐 수 없어요.

한마디로 말해 가격이 높아요.

 

위의 렌즈의 진짜 정체는 호야렌즈의 v+ 인디비주얼 굴절률 1.74 선글라스렌즈라고 해요.

공식소비자 가격은 ㅇㅇㅇ,ㅇㅇㅇ입니다.

 

가격이 부담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생 선글라스 하나 맞춘다 생각하거나

수술할 비용 대신 선글라스 맞춘다 생각하시면 타격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요? 

 

 

 

도수가 높고 비싼 렌즈일수록 정확한 가공이 필요해요.

아무리 좋은 렌즈를 사용한다고 해도 정확한 가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 개발에 편자,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아요.

이 손님은 얼굴이 작아 눈사이 간격이 좁은 편(단안 PD29.5mm)이에요. 

이렇게 될 경우 초점위치가 코 쪽으로 가까워지기 때문에 귀 쪽이 많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어요. 

 

위 화면은 저희가 사용하는 가공 장비인 Mr. Blue Sun & Sports를 이용해 실제 렌즈를 스캔한 결과예요.

코 쪽에 비해 귀 쪽이 확실히 두껍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위에 적힌 3.70이라는 숫자는 렌즈 커브를 의미해요. 

5 커브의 렌즈이지만 실제 컷팅되는 영역은 그보다 부족하네요. 

착용자의 초점위치와 선글라스 크기에 따라 전체 커브와 실제 커브는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이대로 작업하면 손님은 비싼 돈 주고 선글라스렌즈를 한 이유가 조금 줄어들어요.

드디어 가우디안경원의 필살기를 꺼내야 할 때가 되었네요.

 

 

 

가공장비가 비쌀수록 좋은 건  안경사가 원하는 것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

미스터블루의 특수기능을 사용해 렌즈 커브를 4.80까지 끌어올렸어요.

원리는 간단해요. 렌즈 두께 내에서 임의로 곡률을 더 만들어서 가공하는 거예요.

원리는 간단하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어요.  

 

 

렌즈가 가공되어 나왔네요. 

프레임에 끼우기 위한 렌즈의 뾰족한 모서리를 "산각"이라고 해요

원하는 곡률로 산각이 아름답게 만들어졌네요. 

옆에서 보면 이런 모양이에요.

렌즈의 전면 커브보다 산각의 곡률이 좀 더 많은 게 제눈엔 보이지만 여러분에겐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그냥 저를 믿고 마음의 눈으로 보시면 돼요.

 

양쪽렌즈를 넣으면 작업은 끝!!

 

 

 

선글라스 사진 구경

 

완성된 사진 구경하면서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바쁘실 텐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주변에 눈이 많이 나빠 선글라스를 쓰고 싶지만 쓰지 못하는 분들에게

이 글을 소개해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