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가우디 안경원에 손님이 없음.
제주도 공항이 폐쇄되고 울릉도에는 1미터 이상 눈이 내리고...
이불 밖은 정말 위험한 그런 날
매서운 추위를 뚫고 고등학생이 왔습니다.
안경이 부러져서 새로 맞추러 왔다고 하더군요.
안경을 새로 맞추고 찾아 갈 때 즈음
"혹시 가운데 부러진 뿔테안경도 고칠 수 있나요?" 라고 묻더군요.
"가지고 오시게. 내 가능하면 고쳐 드리리다~"
'아, 잘하면 날씨 탓에 한가하기 짝이 없는 오늘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감에
어서 빨리 갖고 오라고 학생을 재촉했습니다.
몇 시간 후 학생이 다시 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의 안경을 슬그머니 꺼내 놓습니다.
좌우 대칭이 완벽하고 절단면이 깔끔하니...제 점수는요? 웽?!@
암튼 일부러 이렇게 부러뜨리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하네요.
수줍게 안경을 맡긴 학생이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수술에 들어갑니다.
핀 박기
부러진 면이 넓고 두꺼우면 핀을 박지 않고 전용 접착제를 이용해 붙이기만 해도 그럭저럭 버텨 줍니다.
하지만 이 안경은 얇은 편이라 단순히 접착만 시켜 놓으면 다시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에는 핀을 박아서 고정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러질 때 조금이라도 떨어져 나간 부분이 있으면 살리기 어렵습니다.
혹시 의뢰 할 경우 떨어져 나간 부분이 있다면 그 녀석도 꼭 챙겨서 오시기 바랍니다.
한쪽에 핀을 박은 상태입니다.
남은 부분 만큼 깊게 박혀있습니다.
이 때 사용하는 핀은 따로 없고 일반 나사를 직접 갈아서 만들어야 합니다.
한쪽에 핀을 박는 작업은 가장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 핀을 심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까다롭습니다.
구멍 위치와 각도 등을 고려해 포인트를 잡아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오차가 발생하면
서로 맞물렸을 때 어긋나게 됩니다.
금손과 정확한 눈과 감각이 필요합니다.
네. 행복한 안경사는 그런 사람입니다. ^^
힘을 주면서 돌려 끼우다 보면 결국 서로 맞닿게 됩니다.
접착제 없이 핀 만으로 고정 시킨 상태입니다.
손님의 레이밴 뿔테안경은 뒷면은 투명감이 있는 제품입니다.
만약 전체 검정이었다면 더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뒤에서 보면 핀이 보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핀 작업이 끝나면 이젠 접착 작업을 해야 합니다.
전용 접착제를 이용해 붙이기
전용 접착제는 아세테이트를 살짝 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세하게 녹은 면을 서로 접착 시킨 후 건조 작업을 거치게 되면
다시 탄탄한 안경이 됩니다.
주의할 점은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 시키면서 좌우 면을 정확하게 일치 시키는 것입니다.
흔들림 없이 고정하기 위해 엄지 손가락님께서 모처럼 확 휘어주셨습니다.
40대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뛰어난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는 손가락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ㅎㅎ
일정 시간 동안 손가락에 힘을 주고 고정 시키면 어느 정도 접착이 됩니다.
그 상태에서 반나절 정도 건조 시키면 탄탄하게 달라붙게 됩니다.
짜잔~!! 한참이 지난 후 접착제가 묻은 부분을 다듬고 광택 낸 최종 본 입니다.
접촉면이 남을 수 밖에 없는데 그 부분도 이리저리하면 거의 없앨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일급 비밀이라 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시면 입금하세요.ㅎㅎ
뒷면
윗면
정면
이런 작업은 시간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리 업체에 의뢰합니다.
하지만 그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돈 값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도와준 덕분에 손가락 운동 좀 시켜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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