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은 민감하면서 둔감합니다.
어떤 광학 기기보다 정밀하고 대용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대로 받아들일 경우 눈뜨고 있는 것보다 눈감고 있는 시간이 더 길어야 할 것입니다.
알아서 걸러주고 조정해주는 능력이 어느 곳 보다 뛰어납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판매되는 많은 안경들이 어느 정도 오차가 있지만
대부분 큰 불평 불만 없이 잘 사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님은 약간의 외사위를 갖고 있습니다.
외사위는 하나로 합쳐져서 보여야 하는 상이 바깥쪽으로 멀어지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멀어지려는 것을 하나로 붙잡아 둬야 하기 때문에 항상 피곤합니다.
특히 가까운 곳을 볼 땐 더 많은 힘을 사용해야 합니다.
책만 보면 피곤하다고 엄살 떠는 사람들이 있는데 외사위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정말입니까?)
안경렌즈에 프리즘이 들어갈 경우 빛의 굴절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바라 보는 사물이 더 벌어져 보이기도 하고 간격이 좁혀져 보이기도 합니다.
프리즘을 측정한 사진을 다시 가져와 보겠습니다.
오른쪽 렌즈를 측정한 사진입니다.
중심보다 살짝 오른쪽으로 어긋나 있습니다. (BO 0.25프리즘 정도 나오네요)
이런 상태를 전문적인 용어로
프리즘의 두꺼운 부분인 기저 방향이 바깥쪽에 있다고 해서 "BASE OUT"라고 합니다.
안경사 면허 딸 것 아닌 분들에게 내가 무슨 이야길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안경사분들이나 안경광학과 학생들이 많이 들어 오는 곳이니 그냥 이어갑니다.
여러분이 잠깐 머리 속에 담아 둘 내용은
'BASE OUT 프리즘 렌즈는 바깥으로 벌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주로 눈이 안으로 몰리는 내사위 교정용으로 사용한다.' 이 정도 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처럼 되겠네요.
처음으로 돌아와 볼게요.
외사위가 있을 경우 눈이 자꾸 바깥쪽으로 벌어지려고 한다고 얘기했죠?
이런 눈을 갖고 있는 사람이 BASE OUT (내사위용 프리즘) 이 들어간 안경을 쓰면 어떻게 될까요?
멀리서 찾아온 이 손님처럼 됩니다.
눈 초점이 점점 더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고
어지럽고, 머리 아프고, 뭔가 볼록하게 보이고... 다양한 불편함이 나타납니다.
만약 반대로 손님이 약간의 BASE IN(외사위용) 프리즘이 들어간 안경을 썼다면
도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이 너무 편안하고 피로함도 사라진다고 좋아했을 수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광학적 오차가 없는 완벽한 렌즈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가능하더군요.
수입이나 국산이나 어느 브랜드를 불문하고 약간의 오차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손님이 가져온 안경처럼 프리즘이 0.25 씩이나 나오는 제품을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대량 주문 후 대량 반품.
한 100개 정도 주문하면 가우디안경원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제품이 20개 정도 됩니다.
나머지는 반품합니다. 이 과정을 몇 번 거치면 그래도 괜찮은 제품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렌즈 회사에서는 짜증나고 저희는 귀찮은 일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수고는 해야 다른 곳과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이 손님은 너무 오래 고생했기 때문에 광학적 오차가 거의 없는 블루라이트차단렌즈를 사용해 교체 했습니다.
완성 후 찍은 사진입니다.
짜집기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을 위해 동시에 찍은 사진도 보여드릴게요.
광학 중심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화면입니다.
반대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이 쓰고 왔던 안경의 프리즘 상태.
그리고 가우디 안경원에서 새로 만든 안경의 프리즘 상태는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객에게 직접 확인 시켜드렸습니다.
"어떤 것 같으세요? 지금도 불편한가요?"
"우선 더 써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쓰자마자 머리가 띵한 느낌은 거의 없네요."
며칠 지난 현재까지 불편함에 대한 얘기가 없는 것으로 봐서 해결이 된 것으로 판단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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